
SGC에너지는 내달 전북 군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조감도)를 착공한다고 29일 밝혔다. 1단계는 2028년 1분기 가동이 목표다. 이미지 SGC에너지
SGC에너지가 18년간 쌓아온 에너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SGC에너지는 전북 군산시 군산국가산업단지 11만5702㎡ 부지에 전력규모 60메가와트(MW)급 AI 데이터센터(AIDC) 1단계 사업을 내달 착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전날 AIDC를 준공한 뒤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선매매 약정’도 체결했다. 군산 AIDC는 2028년 1분기 가동이 목표다.
군산 AIDC 전체 시설에는 ‘액체냉각 기반 AI레디 설계’가 적용된다. AI 데이터센터는 AI 가속기가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서버 성능과 전력효율 등을 좌우하는데, 액체냉각으로 냉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력·냉각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 방식을 채택해 구축 기간을 크게 줄인 것도 특징이다.
SGC에너지는 황해도 출신으로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렸던 고(故)이회림 OCI그룹(구 동양제철화학) 창업주가 1994년 인수한 삼광글라스가 모태다. ‘글라스락’ 등 밀폐용기를 만들던 유리소재 회사였는데, 창업주의 차남 이복영 회장이 에너지와 대규모 인프라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08년부터 군산산단에서 OCI 등 20여 개 기업에 열병합발전으로 생산한 증기와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장남 이우성 사장이 SGC에너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SGC에너지가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산업으로 점찍은 건 에너지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에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해 전력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1단계 사업에서 필요한 전력을 이미 확보했다”며 “차세대 AI 칩 수요 확대에 맞춰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고, KT클라우드와 최장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객사 확보와 더불어 투자금 회수 구조도 마련했다. SGC에너지가 869억원을 출자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한 ‘SGC-KIS 1호 PEF’는 AIDC를 준공한 뒤 사모펀드(에이치에이치알부동산일반사모투자유한회사제17호)에 매각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2028년 9월쯤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SGC에너지 관계자는 “지난 2월 AIDC 사업 추진을 발표했는데, 약 8개월 만에 개발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며 “선매매 약정을 유지하면서 제3자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도 가능해 추가 수익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우성 SGC에너지 대표이사(왼쪽 세번째)는 지난달 25일 문문철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맨 왼쪽부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재준 군산시장 등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투자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 SGC에너지
SGC에너지는 1단계 AIDC 구축 뒤 2단계로 전력규모 240MW급 추가 확장도 추진한다. 현재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군산 AIDC의 전체 전력규모는 300MW까지 늘어난다. 이밖에 SGC에너지는 ‘파워 투 AI’ 전략의 일환으로 에너지로 AI를 구동하고 다시 AI를 활용해 에너지 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AI가 운영하는 발전소’도 구상 중이다.
이우성 대표이사는 “SGC에너지는 18년간 쌓아온 업력을 바탕으로 이미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1단계 사업을 통해 검증된 모델을 바탕으로 2단계 사업에도 속도를 내 군산을 대한민국 AI 전력 인프라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