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애리조나에 360조 쏟은 TSMC, 이번엔 텍사스…美 ‘반도체 듀얼코어’ 띄우나

요약
  •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어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에도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 이는 주요 고객사의 AI 및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의 투자 압박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어 텍사스주에도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두 곳으로 확대해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현지 투자 압박에도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9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내 두 번째 웨이퍼 공장 후보지로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가 대미 투자를 추가로 확대하려는 배경에는 엔비디아와 인텔, AMD,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 수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텍사스 공장에는 기존 애리조나주 피닉스 생산기지보다 더 첨단인 공정이 도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텍사스 투자까지 현실화하면 TSMC의 미국 내 전체 투자 규모가 현재 애리조나에 계획한 2650억 달러(약 360조원)를 크게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TSMC는 애리조나의 웨이퍼 생산기지와 텍사스의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연결해 이른바 ‘남부 반도체 듀얼코어 회랑’을 구축하는 방안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와 텍사스를 미국 남부의 양대 반도체 거점으로 묶어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고 공급망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대만 내 반도체 공장 증설에 필요한 부지와 용수, 전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점도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TSMC의 미국 의존도가 이미 상당히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TSMC 전체 매출에서 미국 고객사가 차지한 비중은 75.64%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하는 데다 고율 관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능력을 늘려 통상 위험을 낮추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댈러스와 북텍사스 지역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빗대 ‘실리콘 초원’으로 불린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테슬라 등이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TSMC까지 가세하면 거대한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현지화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TSMC는 텍사스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종 투자 여부 역시 이사회에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 피닉스에 웨이퍼 공장 최대 10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센터 1곳을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TSMC 관계사인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과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의 합작사 비전파워반도체제조(VSMC)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첫 12인치 웨이퍼 공장 개소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2027년부터 자동차용 혼합신호 반도체와 전력관리·아날로그 제품 등에 사용되는 40∼130나노미터(㎚) 공정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9년에는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5만5000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VIS가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 NXP가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각각 투자했으며 공장 운영은 VIS가 맡는다.

VSMC는 싱가포르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비교적 낮은 세율과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인 중국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앞세워 최근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면서 성숙공정 반도체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