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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2.2조 쓰는데 증권사는 500억?…실적잔치 속 '짠물' 사회공헌

요약
  • 증권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은행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회공헌 활동과 기부금으로 '짠물' 비판을 받고 있다.
  • 이에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사회공헌 확대와 실질적인 투자자 교육을 요구하며 자본시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상반기 순이익 8.6조인데 기부금은 줄여
이찬진 원장 "사회공헌 크게 뒤쳐져" 질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증시 호황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린 증권업계가 사회공헌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은행권의 60%를 웃돌 정도로 덩치를 키웠지만 사회공헌 규모는 은행의 2% 수준에 불과했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37개 증권사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8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20개 은행 순이익(13조8000억원)의 62.3%에 달했다.

하지만 사회공헌 규모에서는 격차가 컸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사회공헌활동 사업비는 약 500억원에 그쳐 같은 기간 은행권 사회공헌(2조2000억원)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에는 증권사들의 기부금이 오히려 줄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4개 주요 증권사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기부금은 61억원이었다. 이들 증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7조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97% 증가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지난해 상반기(89억원)에 비해 오히려 31% 줄었다.

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 권역 민원은 95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31건보다 86.1% 늘었다. 증권회사 관련 민원이 6559건으로 99.6% 늘었고, 자산운용사 관련 민원은 1169건으로 377.1% 증가했다.

주식·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과정에서의 불만과 불공정거래 조사 요청 등이 접수됐다.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 관련 과대광고에 대한 민원도 쏟아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업계의 주주환원과 사회공헌, 투자자 교육 확대를 요구한 것에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이 원장은 "증권업계의 사회공헌 실적은 은행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며 "커진 규모와 역할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법규상 설명 의무를 넘어 투자자가 손실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투자자 교육에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은행권이 고금리와 이자이익을 둘러싼 '상생금융' 논란을 계기로 사회공헌 확대 압박을 받아온 것과 달리 증권업계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사회적 책임 요구에서 빗겨나 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경고한 만큼 향후 증권사들의 사회공헌 예산 증액에 대한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는 수익 구조와 사회공헌 방식이 다른 만큼 단순히 규모만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자본시장 규모와 증권사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만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올 상반기 코스피 랠리로 금투업계가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거래대금이 둔화하는 등 실적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금투업계 역시 투자자 교육이나 금융소외계층 지원 등 자본시장과 연계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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