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 국무부가 올해 한국의 투자환경을 평가하면서 외국 기업을 상대로 한 ‘과도한 감사·조사를 포함한 공격적 규제 집행’을 구조적 장애물로 명시했다. 또 경영진의 형사책임 위험 항목에 ‘미국 시민인 외국 기업 임원의 출국 제한 위험’을 추가했다. 한국 규제 당국의 쿠팡 조사와 해럴드 로저스 대표 출국 금지 조치 시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한국 투자환경 보고서’에서 “2025년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디지털 서비스, 자동차, 식품·농산물 분야의 비관세장벽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2026년 4월 현재 미 정부는 여전히 이들 장벽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겪는 구조적 장애물 중 하나로 ‘과도한 감사·조사를 포함한 공격적 규제 집행’을 명시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환경 보고서에선 없었던 내용이다. 아울러 지난해엔 ‘기업 임원의 형사 책임’이라고 돼 있던 문구가 ‘미국 시민을 포함한 기업 임원의 형사 책임 및 출국 제한 위험’으로 확대됐다.
이는 한·미 간 통상 갈등 사안으로 번진 쿠팡 사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공무집행방해로 고발당한 로저스 대표의 출국 금지를 검토했지만, 로저스 대표가 이미 출국한 상태여서 불발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한국 사법당국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과도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또 보고서는 규제 투명성 항목에서 “한국 정부는 때때로 자의적 규제 기준이나 글로벌 매출 기준 과징금을 부과해 대형 외국 기업에 불균형적 영향을 준다”는 문장을 새로 추가했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의 미국 빅테크 규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데이터 현지화 규제 때문에 외국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자가 한국에서 완전한 지도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새로 추가됐다. 구글 지도 반출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 3월 한미전략투자관리특별법을 제정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조선·전략산업 투자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미 양국이 경쟁력 유지와 안전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경제·국가안보 측면의 정렬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밖에 한국이 2025년 사상 최대인 360억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한 점을 비롯해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회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 등 자본시장 개선 성과도 비중 있게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