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예식 안 하는 '노웨딩' 확산고물가와 집값 상승, 대출 부담이 겹치면서 청년 세대의 결혼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결혼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예식을 생략하는 '노 웨딩'부터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부부까지 등장하고 있다. 결혼식 비용과 집값, 대출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전통적인 결혼 공식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28일 방송인 출신 유튜버 표영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결혼식 하는 순간 빚더미로 시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최근 달라진 결혼 문화와 예식장 폐업이 잇따르는 배경을 분석했다.
고물가와 집값 상승, 대출 부담이 겹치면서 청년 세대의 결혼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결혼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예식을 생략하는 '노웨딩'부터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부부까지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표영호는 청년 세대 사이에서 결혼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인생의 과정이 아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결혼식의 형태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표영호는 서울에서 생활하던 청년들이 결혼 후 높은 주거비를 피해 경기도에 신혼집을 마련하는 사례가 많은 점도 이 같은 통계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봤다.
실제 결혼 문화 변화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비용 부담이 꼽힌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뿐 아니라 청첩장 모임과 예물, 식대 등 각종 비용을 합치면 결혼식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객 부담도 만만치 않다. 영상에서는 일반 예식장의 식대가 평균 7만 8000원 안팎이고 호텔 예식은 10만원 후반에서, 많게는 3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한정된 자금을 하루짜리 행사에 쓰기보다 주거 마련이나 투자, 신혼여행 등에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아예 결혼식을 생략하는 '노 웨딩'을 택하는 부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미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선택할 대안을 묻는 조사에서는 27%가 '노 웨딩'을 선택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표영호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돈을 쓰느니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보금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실용적 인식이 확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혼식뿐 아니라 혼인신고까지 늦추는 부부도 있다. 함께 생활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이른바 '위장 미혼'이다. 아시아경제결혼식뿐 아니라 혼인신고까지 늦추는 부부도 있다. 함께 생활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이른바 '위장 미혼'이다. 맞벌이 부부가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소득이 합산돼 일부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의 소득 기준을 넘을 수 있고, 혼인 전에는 두 사람이 각각 활용할 수 있던 청약 기회가 혼인 후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신혼부부가 결혼과 동시에 짊어지는 대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금융권 대출이 있는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6년 7778만원보다 130.1% 증가했다. 특히 3억원 이상을 빌린 신혼부부 비율은 같은 기간 5.3%에서 24.0%로 4배 이상 높아졌다.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는 부담이 더 컸다. 유주택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2824만원으로 집계됐으며, 3억원 이상 대출을 보유한 비율도 33.2%에 달했다.
이에 대해 표영호는 "과거 저금리 시절에 끌어 쓴 대출이 금리 인상기와 맞물리면서 엄청난 이자 폭탄이 돌아오고 있다"며 "대출이자에 원금을 합치면 수백만 원을 지출하다 보면 번듯한 집이 있어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