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투싼/사진 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 출시 22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60만대를 넘어섰다. '국산 SUV 최초'라는 타이틀을 떠받친 것은 해외 시장이다. 투싼 전체 판매의 91%가 해외에서 이뤄졌고, 해외 판매 물량의 60% 이상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됐다. 투싼의 성장사는 현대차가 '한국에서 수출하는 기업'에서 '세계 각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으로 변모해온 궤적인 셈이다.
5세대 투싼의 과제는 이 기반을 이어가는 것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고 주요 지역의 현지생산 체계도 구축돼 있다. 향후 성장 역시 지역별 수요 대응과 전동화 비중 확대에 달릴 전망이다.
미국·유럽서 몸집 키웠다…세대 바뀔수록 판매 신기록30일 현대차에 따르면 투싼은 2004년 출시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1061만6102대 판매됐다. 중국 전용 모델인 ix35를 제외한 실적이다. ix35 판매량 55만4049대를 합하면 1117만151대에 이른다. 지난해 아반떼와 엑센트에 이어 현대차그룹에서 세 번째로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국산 SUV로는 처음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중국 전용 모델을 제외한 누적 판매 가운데 국내는 95만3029대, 해외는 966만3073대다. 국내에서 한 대가 팔리는 동안 해외에서는 약 열 대가 팔린 셈이다.
해외 수요를 충당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2005년만 해도 해외 판매 물량 중 현지 공장 생산 비중은 4.0%에 불과했다.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했다. 현지생산 비중은 2010년 44.2%, 2016년 73.1%로 높아졌고 2023년에는 76.0%에 달했다. 누적으로는 해외 판매의 60.6%인 585만8926대를 현지 공장에서 공급했다.
현대차 신형 투싼 뒷모습/사진 제공=현대차미국, 체코 등 주요 시장 생산기지는 판매 확대를 뒷받침했다. 현지 수요에 맞춰 공급을 조정하고 완성차 수출에 따르는 환율·관세 변동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이다. 해외 생산이 본격화한 시기 투싼의 연간 판매량은 2010년 31만7932대에서 2012년 51만2553대로 약 61% 늘었다. 2015년 3세대 모델 투입과 해외 공장 물량 확대가 맞물리면서 이듬해에는 역대 최대인 73만5173대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는 △2008년 100만대 △2016년 500만대 △2025년 1000만대를 차례로 넘어섰다. 첫 500만대를 판매하는 데 12년이 걸렸지만 다음 500만대를 추가하는 데는 9년이 걸렸다.
세대별 판매 규모도 커졌다. 1세대 162만대, 2세대 250만대에 이어 3세대는 312만5000대가 팔렸다. 4세대는 올해 8월까지 337만3000대로 앞선 세대의 실적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연간 60만대 안팎의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도매 판매는 2021년 50만대에서 2022년 57만대, 2023년 65만대로 늘었다. 2024년 63만대, 지난해 65만대를 기록하며 현대차 최다 판매 차종 자리를 유지했다.
미국이 키운 투싼…하이브리드 타고 '연 20만대' 안착투싼의 최대 단일 시장은 미국이다. 2004년 진출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222만7154대가 팔렸다. 중국 전용 모델을 포함한 글로벌 누적 판매의 19.9%다.
미국 판매량은 2017년 11만4735대로 처음 연간 10만대를 넘어섰다. 2023년에는 20만9624대로 2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3만4230대가 팔렸다. 올해 1~8월 판매량은 15만8523대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다. 투싼 하이브리드가 미국에 도입된 2021년 판매량은 1만8638대였지만 지난해에는 7만2578대로 3.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투싼 판매 증가율인 약 55%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비중도 빠르게 상승했다. 미국 투싼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2.3%에서 2024년 32.5%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31.0%를 기록했다. 올해 1~8월에는 4만4069대가 판매돼 27.8%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는 미국 시장에서 투싼 판매를 구성하는 주요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확대되는 동안 패밀리 SUV로서의 상품성도 주요 시장에서 꾸준히 평가받았다. 안전성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한 외부 평가가 이어졌다.
앞서 4세대 투싼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에 5년 연속 선정됐다.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인 유로 NCAP에서는 2·3·4세대가 각각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미국 'U.S. 뉴스 & 월드 리포트'도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투싼을 '최고의 패밀리 준중형 SUV'로 선정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전방 긴급 제동, 안전 하차 경고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영국 '왓 카'는 지난해 투싼을 '최고의 중고 가족 SUV'로 선정했다.
현대차는 5세대 투싼에서 공간과 편의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형은 새 디자인 철학인 '아트 오브 스틸'을 적용해 박스형 SUV 스타일을 강조했다. 차체 크기를 키워 실내 공간을 넓히고 최신 커넥티비티 사양을 갖췄다. 국내에 이어 2027년부터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은 지난 22년간 수출형 모델에서 현지생산 기반의 글로벌 전략 모델로 진화해왔다"며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