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 추이. AI로 생성한 이미지비트코인의 미래를 두고 전망이 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트코인이 향후 100만달러(약 13억5천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반대편에서는 장기적으로 가치가 사실상 0에 수렴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이 8만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쪽도 평범한 가격 전망은 아니다.
◆아서 헤이즈 "비트코인 100만달러"…AI 거품 붕괴가 오히려 호재?
강력한 상승론자 가운데 한 명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 공동창업자인 아서 헤이즈 메일스트롬 최고투자책임자(CIO)다.
아서 헤이즈 CIO는 30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에 참석한 뒤 언론 취재진과 만나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를 "19세기 철도 개발 이후 가장 심각한 자본의 비효율적 분배"라고 비판했다.
막대한 자금이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에 투입되고 있지만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아서 헤이즈 CIO는 바로 그 위기가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본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충격을 막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고, 달러 공급 확대와 화폐가치 희석이 공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다.
수년 전부터 비트코인 100만달러 가능성을 제기해온 아서 헤이즈 CIO는 이날도 "100만달러는 목표로 삼고 싶은 영감을 주는 숫자"라고 말했다.
◆톰 리 "다가올 상승 사이클, 역대 최고"
같은 날 KBW 무대에 오른 유명 가상자산 투자자 톰 리 비트마인 이사회 의장 역시 상승 전망에 섰다.
톰 리 의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20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12년 동안 이 같은 사례가 9차례 있었고, 이 가운데 8차례가 이후 강세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관 자금 유입도 근거로 제시했다. 톰 리 의장은 비트코인 관련 상품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최근 다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며 기관투자자들이 올해 4분기 가상자산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많은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포기하고 AI 투자자가 되기로 결정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가상자산 상승 사이클은 역대 최고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동평균선 돌파와 같은 기술적 지표가 언제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시장에서도 비슷한 강세 신호 이후 가격이 다시 크게 조정된 사례가 있었다.
서울 빗썸라운지. 연합뉴스◆약세론은 4만~5만달러…극단에선 1천달러·'0'까지
반대편에는 큰 폭의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전망이 있다.
시장 분석가와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경기 둔화와 기관 자금 이탈, 가상자산 투자심리 악화가 겹칠 경우 비트코인이 4만~5만달러 수준까지 다시 밀릴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현재 가격에서 다시 절반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보다 훨씬 극단적인 비관론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피터 시프는 비트코인에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1천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시했다.
현재 가격과 비교하면 사실상 가치 대부분이 사라지는 시나리오다.
◆"결국 0"…스티브 킨의 극단적 비관론
문자 그대로 '0'을 거론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전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 경제학자 스티브 킨은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가 결국 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막대한 전력 소비에 의존한다는 점과 에너지 비용 상승, 각국 규제 강화 가능성, 고정된 공급 구조 등을 문제로 들었다.
유명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 역시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쇠퇴하거나 사라질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다만 이런 전망은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당장의 투자 판단보다는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 자체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는 한계도 있다.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선으로 올라섰던 9월 25일 기준 비트코인 시세 표출 서울 빗썸라운지. 이어 9월 30일 기준으로는 8만3천달러선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왜 같은 비트코인을 보고 '100만달러'와 '0'을 말할까
이들은 애초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출발점부터 서로 다르다.
상승론자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에 가깝게 본다. 비트코인의 총발행량은 2천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정부 부채와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 법정화폐의 실질가치가 떨어질수록 공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커진다는 논리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도 과거와 달라진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반면 극단적인 비관론자는 비트코인이 스스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 집중한다. 주식에는 기업의 이익이 있고, 채권에는 이자가 있으며 부동산에서는 임대료가 나온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 자체가 생산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자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다음 투자자가 얼마에 사주느냐에 가격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면 가격 역시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