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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동료가 되는 순간…삼성이 주목한 '에이전틱 시프트'

요약
  • 삼성전자가 서울서 '삼성 AI 포럼 2026'을 열고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조명했다.
  • 오픈사와 AWS 등 글로벌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가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 개발 등에서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AI 포럼 10주년…글로벌 AI 전문가 한자리
전영현 "에이전틱 AI, 일하는 방식 근본적으로 바꿔"
오픈AI·AWS, '에이전트가 바꿀 일의 미래' 제시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업무 보조 도구'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DS)부문에서는 이미 1만명이 넘는 개발자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기존 업무에 AI를 하나 더 얹는 수준을 넘어 설계·제조 등 일하는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짠다는 구상이다.

1명이 4명 몫…'일하는 AI'가 온다

삼성전자는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AI 포럼 2026'을 열었다. 올해 10회째인 포럼의 주제는 '에이전틱 시프트: 지능에서 임팩트로(The Agentic Shift: From Intelligence to Impact)'로, 국내 AI 대학원 교수·연구원 100명과 삼성전자 AI 분야 임직원 300명 등 400명이 참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AI 리더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AI 기술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포럼의 핵심 주제는 '에이전틱 AI'였다. 단순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주어진 목표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은 이를 "답을 얻는 단계에서 일을 맡기는 단계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챗봇이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면 에이전트는 목표에 맞춰 필요한 도구를 활용하고 여러 작업을 수행한 뒤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까지 조정한다. AI 역할이 답변을 내놓는 데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오픈AI의 리처드 호(Richard Ho) 하드웨어담당 부사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오픈AI의 리처드 호(Richard Ho) 하드웨어담당 부사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효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중순 기준 오픈AI 연구조직에서는 직원 한 명이 하루 8시간 일할 때 AI 에이전트가 3.1일분의 업무를 추가로 수행했다. 호 부사장은 "엔지니어 1명이 4명분의 일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란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하기보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AI가 맡는 일이 늘어날수록 결과를 검증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람의 역할은 오히려 중요해진다고 봤다.

반도체 개발에서도 AI 에이전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호 부사장은 오픈AI가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한 첫 AI 추론 반도체 '할라피뇨(Jalapeño)'를 사례로 들었다. AI가 설계 변경안을 제안하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해 기존 설계보다 연산 유닛 면적을 8~10% 줄였다. 칩 개발 이후 소프트웨어 최적화 과정에서는 특정 연산 커널의 성능을 약 287배 끌어올렸다.

개발 기간도 단축했다. 설계부터 생산용 설계를 마치는 테이프아웃까지 걸린 시간은 약 9개월이다. 호 부사장은 "이 정도 규모와 복잡도의 칩으로는 매우 빠른 속도"라고 언급했다. 다만 제품의 큰 방향까지 AI에 맡기는 것은 아니다. 연산 자원과 메모리 대역폭, 네트워크를 어떻게 배분할지 정하는 아키텍처와 제품 전략은 여전히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I 도입 다음은…'업무 재설계'

삼성전자도 반도체 현장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그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AI 기술 리더는 이날 "삼성전자 DS부문에서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하는 개발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반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과 AWS코리아는 사용자 신원과 팀별 예산, 사용 가능한 AI 모델, 요청 비용 등을 관리하는 '어썸 게이트웨이'를 공동 개발했다. 개별 개발자의 AI 활용을 넘어 사내 개발 환경에 AI를 체계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도 사내에 공식 도입했다. 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반도체 특화 솔루션을 개발해 설계와 연구개발(R&D), 제조, 품질 등 전 과정에 적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기존 업무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그린 리더는 번역이나 이메일 요약처럼 기존 업무 일부를 AI에 맡기는 것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업무에 AI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과정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AWS는 실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해 개발 인력과 기간을 크게 줄였다. 당초 개발자 30명이 12~18개월간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던 추론 시스템 재설계 프로젝트를 6명의 엔지니어가 76일 만에 끝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의 파트너 정산 시스템 현대화 작업도 약 90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6명의 엔지니어가 약 24주 만에 마쳤다.

AI가 맡는 업무가 늘어날수록 통제 장치의 중요성도 커진다. 그린 리더는 "에이전트 내부가 아닌 외부 시스템에 안전장치를 두고 사용자의 권한 범위 안에서만 데이터와 도구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사람이 최종 승인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 행사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 행사장 전경./사진=삼성전자한편, 삼성전자도 AI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날 오후 세션은 DX부문의 'AI 기술'과 DS부문의 'AX 혁신' 등 두 개 트랙으로 나눠 진행됐다.

DS부문은 반도체 사업에 AI를 직접 적용한 사례를 공개했다. DS부문 AX/PI센터는 설계·제조 등 반도체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한 혁신 사례와 현장의 다양한 과제를 AI로 해결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앤트로픽 등 글로벌 파트너사도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과 기업용 AI 팩토리 구축 사례를 공유했다.

DX부문은 AI를 제품과 사용자 경험에 접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온디바이스 AI를 비롯해 피지컬 AI와 '지속 학습(Continual Learning)' 관련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현실 세계의 작동 원리를 학습해 앞으로 벌어질 상황과 행동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월드 모델'과 로봇 기반 모델의 가능성과 한계를 다뤘다. 지속 학습 분야에서는 기존 지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사용자 맞춤형 AI'와 제품 출시 이후 실사용 경험과 불편 사항을 스스로 분석해 성능을 개선하는 '자가 진화 AI' 기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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