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 제공=㈜GS㈜GS가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정관을 마련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보통주가 과반에 달하지만 감사위원 선출에서 지분을 그대로 행사할 수 없게 됐다.
개정 상법에 따라 오너일가를 견제할 장치가 마련됐으나 이사회 내부의 권한 배분은 다른 모습이다. 허태수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홍순기 대표이사 부회장은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ESG위원회에 참여한다.
독립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모든 위원장을 맡지만 경영진을 감독할 이사의 추천 과정에는 현직 대표이사가 들어가 있다.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
오너일가 허태수·허연수 이사회 참여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GS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보통주는 4974만8707주(지분율 53.54%)다. 동행복지재단·남촌재단 등 법인의 보유분까지 포함한 수치로 전체 보통주의 절반을 넘는다.
개인별 지분은 분산돼 있다. 공시상 최대주주는 허창수 명예회장(434만4995주, 지분율 4.68%)이지만 보유 주식 수가 가장 많은 개인은 허용수 GS에너지 부회장(488만9718주, 5.26%)이다. 그룹 회장이자 ㈜GS 대표이사인 허 회장의 주식 수는 196만9234주, 지분율은 2.12%다.
주요 사업을 맡는 오너 경영진과 지주사 이사회 구성도 구분된다. 허용수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그룹 인사에서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세홍 부회장도 ㈜GS 주식 220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GS 이사는 아니다.
㈜GS 이사회에 들어온 오너일가는 허 회장과 허연수 기타비상무이사 두 명이다. 허 회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GS리테일 대표이사를 지낸 허 기타비상무이사는 비상근으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사내이사는 허 회장과 홍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는 허연수 이사, 독립이사는 한진현·문효은·한덕철·이창재 이사 등이다. 전체 이사 7명 중 독립이사가 4명으로 57.1%를 차지한다.
경영진 측 세 자리는 2020년 이후 같은 인물이 맡고 있다. 당시 허창수·정택근·허동수 이사가 물러나고 허태수·홍순기·허연수 이사가 들어왔다. 세 사람은 2023년에 이어 올해 3월 주총에서도 재선임됐다. 올해 찬성률은 허 회장 97.7%, 홍 부회장 86.8%, 허 기타비상무이사 86.5% 등이다. 세 사람의 임기는 모두 2029년 3월26일까지다.
이사회 의장은 계속 허 회장이 맡는다. ㈜GS는 이사회 안건과 운영에 대한 이해도, 운영 효율성을 대표이사의 의장 겸직 사유로 설명했다. 주식 보유가 여러 가족에게 분산된 가운데 지주회사 이사회를 주재하는 권한은 현직 그룹 회장에게 있다.
허태수 빠진 후보추천위, 홍순기가 참여
/챗지피티(Chat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이사회에는 감사위원회·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ESG위원회 등 3개 위원회가 있다. 감사위원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낸 한덕철 독립이사다.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출신 한진현 독립이사가 후보추천위원장과 ESG위원장을 겸한다. 위원장 세 자리를 독립이사 2명이 나눠 맡는 구조다.
감사위원회는 한덕철·문효은·이창재 독립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한진현·한덕철 독립이사와 홍 대표, ESG위원회는 한진현·문효은 독립이사와 홍 대표가 참여한다. 경영진 참여 없이 구성된 위원회는 감사위원회 뿐이다.
후보추천위원회의 변화는 2021년 이뤄졌다. 허 회장은 2020년 위원으로 들어갔다가 이듬해 3월 위원직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를 홍 대표가 채웠다. 오너 회장의 직접 참여는 끝났지만 현직 대표이사가 독립이사 후보 추천에 참여하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올해 2월 한덕철 독립이사의 재선임 후보 추천에서도 이 같은 구조가 드러났다.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인 한 이사는 자신의 추천 안건이라 표결에서 제외됐고 나머지 한진현 위원장과 홍 대표가 찬성해 안건을 가결했다. 독립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지만 이 안건에서 실제 찬성표를 낸 사람은 독립이사 1명과 대표이사 1명이다.
이는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을 표결에서 제외한 사례인 동시에 감사위원장을 맡을 독립이사의 재선임 과정에 대표이사가 참여한 사례다.
후보추천위원회의 권한은 독립이사 후보 추천에 한정된다. 허 회장, 홍 대표 등 사내이사 2명과 허 기타비상무이사의 추천인은 전체 이사회로 공시돼 있다. 경영진의 재선임 후보를 독립이사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가 심사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사 보수한도 120억...보상위 없이 이사회가 의결오너 경영진의 보수와 내부거래는 전체 이사회가 다룬다. 이사회 규정은 임원 인사·보수, 이사와 회사 간 거래,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부의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별도 위원회가 없다고 감독 권한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립이사만의 별도 사전 심사 단계가 마련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올해 3월 주총에서 승인된 이사 7명의 보수한도는 120억원이다. 찬성률은 93.5%, 반대·기권 등은 6.5%였다. 같은 날 이사회는 '이사보수 집행 위임' 안건을 가결했다. 반기보고서의 활동내역에는 허 회장과 홍 대표를 포함한 이사 전원이 찬성한 것으로 기재됐다.
허 회장이 지난해 ㈜GS에서 받은 보수는 45억400만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이사 7명의 보수총액은 69억6100만원으로 허 회장 한 사람의 보수가 전체 지급액의 약 64.7%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는 급여 14억1300만원과 상여 22억400만원을 합쳐 36억1700만원을 받았다. ㈜GS는 상여 산정 때 지난해 주요 자회사의 당기순이익과 신사업 전략, 위기 대응, ESG·인재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산정 설명에는 성과지표가 나열돼 있지만 지표별 가중치와 목표 달성률, 최종 지급액으로 이어지는 계산식이 제시되지 않았다.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는 각 임원의 성과평가와 연계된 보수정책의 수립·공개 여부가 모두 'N'으로 표시됐다. 외부 주주가 개인별 성과와 보수의 연결 관계를 재현하기에는 공개 정보가 제한적이다.
내부거래도 전체 이사회 의결을 거친다. 지난해 3월과 11월 '대규모 내부거래 및 주요주주 등 이해관계자와의 거래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 공시에서 참석 이사의 반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찬반 기록만으로 사전 검토의 내용과 강도를 판단할 수 없다. 이사회에 부여된 감독 권한이 실제 심의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관건이다.
내년 감사위원 선출, 분산된 가족 지분 합산 3% 제한내년 감사위원 선출에서 최대주주 측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이 처음 적용된다. ㈜GS는 올해 3월 정관을 개정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산해 3%를 넘는 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했다.
합산 3% 제한이 시행되기 전인 올해 3월 주총에서 한덕철 이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분리선출했다. 당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의결권 제한은 각 주주의 보유 주식 중 3% 초과분을 제외하는 방식이라 3% 미만 지분을 가진 허씨 일가 주주의 표가 각자 인정될 수 있었다.
바뀐 방식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한데 묶어 3%로 제한된다. 허 회장처럼 개인 지분이 3%에 못 미쳐도 합산 대상에 포함된다. 여러 가족에게 지분이 분산된 ㈜GS에서 감사위원 선출에 대한 일반주주의 상대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현재 감사위원 3명 중 이창재 이사는 2024년, 한덕철 2026년 올해 각각 분리선출됐다. 분리선출 2명이라는 인원 요건은 이미 갖췄지만 두 사람 모두 합산 3% 제한 시행 전에 선임됐다.
현재 임기 구조상 내년 주총에서 판단 받는 자리는 경영진 측 3개 자리보다 독립이사 측 2개 자리다. 이창재 감사위원과 한진현 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29일 만료된다. 한 이사는 후보추천위원장과 ESG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후임 선정과 위원장 재배치도 함께 살펴볼 지점이다. 반면 허태수·홍순기·허연수 이사의 임기는 2029년까지 남아 있다.
내년 이사회 구성 관건은 감사위원 선출이다. 이창재 감사위원의 재선임이나 후임 선출이 진행되면 최대주주 측 과반 지분과 합산 3% 제한이 다른 결과를 만드는지 확인하게 된다. 제도 변경과 함께 볼 것은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이다. 표결 단계에서의 오너일가 지분 제한이 강화됐으나 표결에 올릴 독립이사 후보를 심사하는 위원회에는 현직 대표이사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