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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이 반도체 생산기지로…용인 국가산단 ‘속도전’[르포]

요약
  • 정부의 핵심 사업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설계와 발주 병행 등을 통해 계획보다 앞당겨 추진된다.
  •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달 1공구 착공을 시작으로 반도체 생산시설 부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고, 배후도시 조성 및 인프라 대책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1공구 345만㎡ 이달 착공…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설계·발주 병행해 사업기간 단축…보상도 동시 추진
13곳 동시 발파·토사 운반로 확대 등 공정가속 검토
69만평 배후도시 조성…근로자 숙소·교통 대책도 준비
[용인=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보상과 인허가, 설계와 공사 가운데 병행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구에서는 보기 어려운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 핵심 사업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속도가 붙고 있다. 첨단 반도체 팹(Fab)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전 과정을 병행하며 사업 기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30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논과 비닐하우스가 펼쳐져 있다. 일부 산지에서는 벌목이 시작됐으며, 향후 산지를 깎고 낮은 농지를 메워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부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는 아직 대규모 공사장보다 농촌 풍경에 가까웠다. 누렇게 익은 논이 펼쳐진 너머로 산자락과 송전탑이 이어졌고 비닐하우스와 농가도 곳곳에 남아 있었다. 다만 일부 산지에서는 벌목이 시작돼 흙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 산지를 깎아 가운데 낮은 농지를 메워 대규모 첨단 반도체 팹이 들어설 부지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용인 국가산단은 용인시 처인구 일원 778만㎡ 부지에 반도체 공장 6기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발전시설 3기, 산업용 가스 공급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기간은 2031년까지지만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핵심 부지는 2028년 말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반도체 수요 증가와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확대에 대응해 삼성전자 팹 착공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LH는 보상 여건 등이 갖춰지면 일부 부지를 2027년 말 선행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반도체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발전시설, 산업용 가스 공급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위치도. (사진=대우건설·한국토지주택공사)
먼저 공사에 들어가는 곳은 팹 1호기 부지가 포함된 1공구다. 면적은 345만㎡, 추정 공사비는 1조 860억원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에 들어설 6개 팹의 가동 시기를 당초보다 7년 앞당겨 2040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며 “LH도 국가산단 사업시행자로서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1·2공구를 함께 착공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팹 부지가 포함된 1공구를 먼저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용인사업본부 전담인력도 기존 30명에서 53명으로 늘렸고. 반도체 부지와 발전소 등 필수 기반시설 부지를 우선추진구역으로 정했다.

정태성 LH 용인사업본부장은 “지금은 1공구 팹 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삼성의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2공구 발주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지난 7월 1공구 공사를 발주한 뒤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낙찰 적격자로 선정했다. 이달 중순 시공계약을 체결하고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이달 안에 우선구역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LH는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사업 절차를 병행 추진 방식으로 바꿨다. 통상 설계를 마친 뒤 발주하던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약 1년 9개월 걸리던 설계·발주 일정을 약 11개월로 줄여 이달 착공이 가능해졌다.

보상과 착공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LH는 사유지 전체 면적 가운데 43%는 협의취득을 마쳤고 56%는 수용재결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는 벌목과 문화재 조사, 지장물 철거 등 본공사 전에 진행할 수 있는 사전작업에도 들어갔다.

대규모 토공은 향후 공사 속도를 좌우할 핵심 과제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1공구에서 발생하는 토사 가운데 약 1500만t을 다른 구역으로 옮겨야 한다. 덤프트럭 운행으로 환산하면 약 200만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LH는 조성공사 단계에도 공정가속 방식을 도입한다.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에 패스트트랙 방식을 접목해 앞선 작업이 끝나기 전에 후속 공정을 병행하고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하는 방식이다. 공기를 단축하면서 늘어날 수 있는 비용과 안전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도 사업자 제안에 포함시켰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착공 준비를 앞당기고 13개 지점에서 발파를 동시에 진행하는 한편 토사 운반 경로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LH는 해당 제안의 실행 가능성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현장 적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단 조성과 함께 근로자 주거와 정주여건 마련도 추진한다. LH는 산단과 연접한 약 69만평 규모의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에 주택과 복합상업시설 등을 조성해 산단 배후도시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주민을 위한 이주자택지 278필지도 마련한다.

또 공사기간에는 대규모 근로자 유입에 따른 숙소·교통·식사 문제에 대비해 이달부터 용인시 등 관계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평택 등 기존 반도체 건설현장에서 나타난 문제를 참고해 팹 공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적 완수를 차질없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업자, 관계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산단 조성을 조기에 완료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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