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등 그룹 오너 일가 측 2주 내 항소 여부 결정 관심
4자 연합 균열로 느슨해져⋯경영권 분쟁 오너 vs 신 회장
한미그룹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해 회사 문제 없다" 자신법원이 한미약품 오너 일가와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간 600억원대 위약벌 소송 1심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김석범 부장판사)는 1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600억원 규모 위약벌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한미그룹 오너 일가인 송 회장 측이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재판부는 갈등의 시발점인 '시니어케어 사업 투자 반대'가 4자 연합의 주주간 계약을 위반한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4자 연합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2025년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팔레스호텔 부지에서 시니어케어 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신 회장이 이에 반대하고 나서자 모녀 측은 4자 연합 계약을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합의가 사업 투자 여부를 이사회에서 논의하자는 것이었을 뿐, 투자 자체를 확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에 관한 투자 재논의를 안건으로 상정한 것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투자 여부를 대상회사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합의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사업에 관한 투자 여부를 대상회사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하는 합의를 넘어서 이 사건 사업에 투자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균열 벌어졌지만…한미그룹 "경영 영향 없다" 선 그어
이번 판결이 한미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소송으로 4자 연합(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신 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에 균열이 생긴 데 이어 신 회장이 승소하면서 그룹의 경영권 구도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신 회장은 이번 승소로 당장 600억원의 위약벌 부담을 덜었다. 법원이 정당한 의결권 행사였다고 판단한 만큼 명분도 얻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이번 판결은 1심 결과여서 오너 일가 측이 항소하면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96조에 따르면 항소는 판결문이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해야 하며, 판결문 송달 전에도 할 수 있다.
이번 소송으로 4자 연합이 느슨해졌을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4년 결성된 4자 연합은 당시 한미그룹의 경영권 방어에 필요했다. 그러나 이후 신 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최근에는 연합 내부가 오너 일가와 신 회장 측으로 양분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4자 연합은 2024년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 임 부회장과 손잡으면서 결성됐다. 당시 오너 일가의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결속하자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이에 대응하려고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장남과 차남의 결속은 깨지고 두 사람은 경영권 분쟁에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7월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중 일부를 송 회장 등 모녀 측에 매각하면서 모녀 측과 함께 그룹 운영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임종윤 회장은 신 회장에게 보유 중이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뗐다.
한미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만큼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이 그룹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란 입장이다.
현재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김재교 대표이사,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황상연 대표이사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미 구축한 만큼 4자 연합의 법정 공방이 회사 사업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