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전세계 최대규모로 건설될것”
오하이오·테네시 등 동부4곳
원전 8기 지어질 장소로 언급
관세방어로 시작 투자 구체화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라고 자찬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이번 프로젝트 발표를 두고 “이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전적으로 자금을 댄다(fully paid for by the Korean government)”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6GW 규모의 발전 시설, 8개의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와, 드디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에 대해 “핵심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을 보장하며, 한국 및 태평양 지역 전역과의 파트너십을 어느 때보다 공고히 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지어진 것 중 최대 규모에 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8기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원자력 생산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8기가 지어질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러트닉 장관은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에 건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두고 이날 발표 뒤 SNS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한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위대한 알래스카의 막대한 자원을 개발하고 새로운 미국 가스 인프라를 구축해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썼다.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우리 정부는 여전히 협의 중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로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모양새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수차례 한국과 일본의 투자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며 추진해 온 사업이지만 미국 업계에서도 막대한 건설 비용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사업이다. 알래스카 최북단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800마일(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항구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액화해 미국 내 수요처와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알래스카 북부 천연가스를 개발하려는 구상은 1968년 가스전 발견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졌지만 현실화되지 못한 상태다.
이번 투자 발표는 한국이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약속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조선업 관련 투자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표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진행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한·미 양측의 긴 협상 끝에 11개월 만인 이날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이다.
그간 미국 정부는 일본·대만 등 일찌감치 대미 투자처를 확정한 나라들에 비해 한국이 소극적으로 투자처 확정에 임하고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9월 22일) 뉴욕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고, 우리는 미국에 대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