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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상장이라더니…"이 가격엔 못 사겠다" 이상기류

요약
  • 올해 역대급 호황이 기대되었던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와 기업 간의 가격 눈높이 차이와 금리 상승 등의 이유로 우량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상장을 연기하고 있다.
  • 스마트링 업체 오우라, SMR 업체 홀텍, 오픈AI 등이 시장 상황이나 기업별 이유로 상장을 미뤘으며, 특히 급등한 미 국채 금리가 위험자산 회피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
우량 스타트업 ‘오우라’도 상장 연기
역대급 IPO 시즌이라더니 ‘맹탕’ 우려

공모 수요 4배 몰렸지만 가격 눈높이 못 맞춰
9월 들어 홀텍·밤부·아마에로 잇단 연기
오픈AI도 내년 이후로…‘역대급 IPO 시즌’ 흔들


올해 역대급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돌고 있다.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고 흑자까지 내고 있는 우량 스타트업마저 투자자와 기업 간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잇달아 상장을 연기하고 있다.

스마트링 제조업체 오우라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예정했던 나스닥 상장을 연기했다. 오우라는 주당 40~44달러에 5000만주를 팔아 최대 22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공모 주문은 매각 물량의 약 4배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회사 측이 원하는 가격에는 주식을 사려 하지 않으면서 결국 상장을 미뤘다. 오우라는 공식적으로 ‘IPO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실적 부진으로 상장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오우라는 2026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보다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미 흑자를 내고 있다. 유료 회원도 570만명에 달한다. 사무엘 커 머저마켓 글로벌 주식자본시장(ECM) 대표는 “몇 주 전 우리가 예상했던 IPO 시장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며 “경제성이 뛰어난 강한 기업조차 더 엄격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우라만의 일이 아니다. 소형모듈원전(SMR) 업체 홀텍 뉴클리어는 이달 5000만주를 주당 15~18달러에 팔아 최대 9억달러를 조달하려던 IPO를 가격 결정 직전 연기했다. 홀텍은 데이터센터 개발 불확실성을 비롯해 에너지 비용 상승, 무역 갈등, 전쟁,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상장 연기 이유로 직접 지목했다.

주택보험사 밤부 인슈어런스도 3500만주를 주당 18~20달러에 매각해 최대 7억달러를 조달하려던 계획을 지난달 연기했다. 방산·항공우주용 금속분말 업체 아마에로 역시 지난 24일 5300만달러 규모 나스닥 상장을 ‘불리한 시장 여건’을 이유로 미뤘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에너지기업 SB에너지 등도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월가가 기대했던 ‘가을 IPO 대목’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에로는 공식 발표에서 상장 연기 이유를 ‘불리한 시장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대 IPO 후보 중 하나였던 오픈AI도 상장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다만 오픈AI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시장 상황보다 AI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9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수준의 AI 능력과 이에 따른 안전 문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신규 상장기업으로서의 압박까지 받고 싶지는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오픈AI는 상장 대신 올해 말 최소 300억달러를 추가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 기업가치는 약 1조4000억달러다.

IPO 시장을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급등한 자본 가격이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일 장중 연 5.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상승폭도 2016년 이후 최대였다. 위험자산을 사지 않고도 미 국채에서 연 5%가 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되자 투자자들이 성장기업에 훨씬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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