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AP/뉴시스]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민간 항공기에서 부기장이 기장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간 관계 정상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UAE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사진은 탑승 승객들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안도의 포옹을 하는 모습. 2026.10.01.[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민간 항공기에서 부기장이 기장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간 관계 정상화 구상인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UAE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1일 주(駐)한국 이스라엘대사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 항공편 사건은 이스라엘인과 UAE, 아브라함 협정을 겨냥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테러 공격 시도"라며 "이스라엘 승객이 다수 탑승한 UAE 항공사가 선택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브라함 협정은 미국이 걸프 각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복원해 중동 긴장을 낮추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구상으로, 2020년 UAE와 바레인, 모로코가 이스라엘과 수교하며 출범했다.
아직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개선을 겨냥한 이슬람주의 테러로 판단한다는 취지다. 배후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이스라엘 승객이 아닌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및 아브라함 협정이 상징하는 비전을 겨냥한 공격이었다"며 "테러는 이스라엘과 UAE의 유대와 역내 평화 진전을 훼손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이어 "9월11일 직후라는 시점 역시, 테러범들이 약 180명의 승객을 추락시켜 살해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평화와 정상화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미래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나아가 아브라함 협정 실질화를 좌우할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사우디는 '두 국가 해법' 이견으로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거부하고 있으나, 최근 후티 공세 확대 과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비공개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접점이 생겨나고 있다.
미키 조하르 이스라엘 문화장관은 이날 엑스(X·구 트위터)에 "이스라엘 승객들에게 따뜻한 환대와 친절을 베풀어준 사우디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신의 뜻대로 우리에게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8시44분께 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으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이 납치(하이재킹) 신호를 보냈다. 오만 국적의 부기장이 기장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가 고도 3만3000피트에서 1만7000피트로 급강하하며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 했으나, 승객 1명과 승무원 1명이 조종실에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하면서 운항이 간신히 정상화됐다. 항공기는 납치 신호 발신 1시간 만인 오전 9시45분 사우디 타부트 국제공항에 착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