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도 연천군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민간인통제선 지역에 지뢰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중상을 입은 중사가 동료들에게 대대장을 먼저 후송하라고 한 뒤 직접 기어서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장병들이 부상자를 옮기는 과정은 보디캠에 녹화돼 국회 국방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됐다. 지난달 29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영상을 본 의원들은 부상 장병들이 서로를 도우며 탈출한 상황을 전했다. 다만 영상에는 지뢰가 폭발하는 순간이 담기지 않아 사고 원인을 밝힐 증거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장병들이 부상자를 약 200m 떨어진 안전지대까지 후송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장병들은 걸을 수 없는 대대장을 옮기기 위해 나무와 전투복으로 임시 들것을 만들었다. 다른 중상 장병은 동료들의 부축을 받다가 후송 인원이 부족해지자 자신은 기어서 이동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다른) 한 명은 아주 심하게 다쳤는데 부축해 오다가 인원이 부족하니까 ‘내가 기어가겠다’고 하고 ‘대신 대대장을 모시고 오라’ 하면서 언덕을 기어오르는데 다리는 중상을 입으면 못 올라가잖나. 그것을 잡아주고 아주 처절한 장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상황에서도 전우애를 발휘하는 장면에 저만 눈물이 글썽글썽 하나 했더니 앞에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글썽글썽하더라”라고 전했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도 같은 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부상 장병들의 탈출 과정과 이를 돕는 동료들의 모습을 설명했다. 영상에는 지난달 21일 장병들이 새 수색로를 개척하기 위해 통문 안쪽으로 들어가 지뢰를 탐지하는 모습과 사고 이후 서로 부축하며 빠져나오는 장면이 담겼다고 했다.
후송 중에도 추가 폭발 가능성에 대비한 지뢰 확인 작업이 이어졌다. 진 위원장은 “지뢰를 탐지하면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오면서 지뢰 폭발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탐지한 통로로 다시 나온 것이지만 또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전한 후송을 위해서는 일일이 탐침봉으로 지뢰를 확인하는 작업을 추가로 더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병들의 헌신적인 소명의식, 또 부상 전우를 끌어안고 함께 빠져나오는 장면 등에서 정말 진한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는 장병 18명과 함께 보디캠 2대가 투입됐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은 1대였다고 진 위원장은 밝혔다. 국방위에서 재생된 영상도 이 기기에 녹화된 것이다.
영상의 진상 규명 활용도를 두고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수색 활동을 하다 부상을 입은 군인과 그 상황에서 동료를 후송하는 전우들의 사투가 마음 아프게 한 감성 자극용 편집이었다”며 “지뢰 폭파 증거 자료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고 적었다.
청와대는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30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서 “청와대 입장은 이에 대해 미온적이지 않다”며 “선 진상 규명 후 그에 따라 응분의 필요 조치를 분명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수석은 “군은 군대로 현장을 조사하는 중이고 합당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며 “이 사안에 대해 다양한 대응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