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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 내년 말까지 부지 조성 요청…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속도전’

요약
  • 삼성전자가 팹 1호기 건설을 위해 내년 말까지 1공구 부지를 조성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 LH는 인허가와 보상 절차를 단축하고 장비와 인력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나, 매장유산 조사와 환경 문제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팹 1호기 건설 위해 1공구 조성 요청
LH, 이달 착공해 공장 부지부터 집중
매장유산 조사·환경 문제는 변수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의 한 건물 옥상에 오르자 산과 들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국도 45호선 주변으로 공장과 축사, 송전철탑이 보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6기가 들어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예정지다. 이달 부지 조성공사 착수를 앞둔 현장의 최대 과제는 공사 기간 단축이다. 삼성전자가 팹(Fab·반도체 공장) 1호기 건설을 위해 1공구를 내년 말까지 조성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멀리 벌목 중인 산을 가리키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시작되는 경계”라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이곳에 들어설 팹 한 동은 가로 638m, 세로 211m, 높이 120m 규모다. 거대한 공장을 세우기에 앞서 산을 깎고 땅을 다져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일대 약 778만㎡(235만평)에 조성된다. 삼성전자 팹 6기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발전시설 3기, 산업용 가스 공급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 시행은 LH가 맡는다.

삼성 “내년 말까지 1공구 조성”… 팹 1호기 건설 준비
“충분한 공기가 있다면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현재 삼성전자가 부지 사용 시점을 앞당겨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LH 관계자는 산단 조성의 중점을 속도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팹 1호기 건설을 위해 1공구를 2027년 말까지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팹 1호기 착공 목표는 2028년이다. 공장 건설에 앞서 필요한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

통상 부지 조성공사에는 약 3년이 걸린다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요청에 맞추려면 이달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약 1년여 동안 조성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LH는 인허가와 보상, 설계·발주 절차를 단축해 공사 시간을 확보해 왔다.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상수원 관련 입지 규제를 해소하고, 환경영향평가와 산업단지계획 협의를 서둘렀다. LH는 통상 4년 6개월 걸리는 인허가 절차를 1년 9개월 만에 마쳤다고 설명했다.

토지보상도 절차를 앞당겼다. 보상 대상 사유지 면적의 99%는 협의취득을 마쳤거나 수용재결을 신청한 상태다. 기본·실시설계와 발주를 병행하면서 설계·발주 기간은 통상 1년 9개월에서 11개월로 줄였다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전담 인력은 기존 30명에서 53명으로 늘렸다. 지난달부터는 벌목과 매장유산 조사, 지장물 철거 등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미리 할 수 있는 작업은 먼저 하고, 여러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며, 장비와 인력을 집중 투입해 공사 기간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장 부지부터 우선 조성… 장비·인력 집중 투입
LH는 1공구 안에서도 삼성전자가 먼저 사용할 부지를 ‘우선추진구역’으로 정해 인력과 장비를 집중할 방침이다. 전체 산단 조성이 끝나기 전이라도 필요한 부지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추진구역에는 팹 2기가 들어설 부지와 변전소·발전소 등 기반시설 용지가 포함된다.

1공구는 약 345만㎡ 규모로 전체 산단 면적의 약 44%를 차지한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낙찰자로 선정됐으며, 총 입찰금액은 부가세를 제외하고 8686억원이다. LH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이달 우선추진구역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공사에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장비와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공정 단축 방식을 적용한다. LH에 따르면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내수성 폭약과 정밀 전자뇌관을 활용해 13개 지점에서 발파와 운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형 천공기를 투입하고 한 번에 발파하는 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작업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용인시 처인구 일대 한 건물 옥상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부지를 소개하면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용인시 처인구 일대 한 건물 옥상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부지를 소개하면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LH 제공
산단 밖에서는 근로자의 주거 수요와 기존 기업의 이전을 지원하는 사업이 함께 추진된다. LH는 인근에 약 229만㎡ 규모의 용인이동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한다. 반도체 산단 근로자들이 거주할 배후 도시다.

산단 예정지 내 89개 업체 중 이전을 희망한 52개 업체를 위해 약 49만6000㎡ 규모의 기업이전단지도 만든다. 공장 부지를 지나는 국도 45호선은 산단 옆으로 옮길 계획이다.

매장유산 조사·기업 이전은 변수
삼성전자가 요청한 내년 말까지 1공구 조성을 마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매장유산 조사와 환경 문제 등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LH는 현재 약 27개 구역에서 벌목과 매장유산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기존 기업이 밀집한 2공구는 기업 이전 상황을 고려해 발주 시기를 검토 중이다.

LH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문화재나 환경 문제가 생기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도 “기업 요구에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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