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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 뜨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초격차’ 위한 속도전 시험대

요약
  • 경기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 조성을 위한 공사가 이달 시작되는 가운데, LH는 인허가와 보상 등의 절차를 병행해 착공까지의 기간을 3년 7개월로 단축했다.
  • 2028년 삼성전자에 부지를 인도해 팹 1기를 착공할 계획이지만, 강제 수용을 거부하는 토지 소유주와의 갈등과 인근 지역의 송전선로 및 상생 대책 요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메가프로젝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달 착공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가 이달 중 시작됩니다.

경기 용인시 이동읍과 남사읍 일원에 약 777만㎡ 규모로 반도체 맞춤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국책사업입니다.

통상 착공까지 7~8년 정도 걸릴 수 있는데 거의 절반 정도인 '3년 7개월'로 대폭 단축했다는 게 LH의 설명입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완공 시점을 당초 2047년에서 2040년으로 7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어제(9월 30일) 용인 현장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추진 현황 및 가속화 계획'을 밝히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성훈 LH 사장은 "국가산단 시행자이자 책임자로서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지 조성 공사는 반도체 기업이 공장을 짓기에 앞서 땅을 정비하고 도로와 각종 구조물,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단계입니다.


LH는 1. 인허가(산업단지계획 승인) 2. 보상 3. 설계·발주에 이르는 각 단계를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속한 착공을 위해 각 단계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토지 보상 절차와 사업자 선정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가능한 절차는 병행했다는 설명입니다.

송전천을 중심으로 왼쪽에 있는 1공구부터 부지 조성 공사에 착수하는 이유 역시 단연 '속도'입니다.

2공구 부지에 해당하는 현재 땅에는 농지, 임야, 축사 말고도 89개 기업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협의와 정비가 수월한 1공구, 이 안에서도 우선 추진하는 구역(반도체 부지, 변전소 부지 등)을 설정해 사업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입니다.

LH는 또 2공구의 경우 '기업 이동 지구'를 조성해 기존 기업을 옮기는 등 상생 방안을 만든 뒤 2공구에 대한 발주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팹 6기 들어선다…'세계 최대' 삼전 평택캠퍼스 뛰어넘을까

LH는 약 1년여 동안 1공구 조성을 마치고 2028년에는 삼성전자에 부지를 인도해 반도체 팹 1기를 착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 가동에 필요한 전력과 산업용수 공급 등을 위한 기반 구축도 추진됩니다.

하루에 76만 톤이 넘는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광역상수도에서 31만 톤을 끌어오고, 추후 팔당댐 상류에 신규 취수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전력도 9GW 이상 공급하기 위해 산단 내 발전소를 3곳 짓고, 송전선로를 땅속에 묻는 지중화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왕복 4차선인 국도 45호선은 왕복 8차선으로 넓혀 송전천 쪽으로 이동시키고, 경부고속도로 등과 연계할 예정입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부지에 짓게 되는 반도체 팹은 모두 6기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로 알려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같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현재 반도체 팹 4기를 운영하고 있고, 2028년과 2029년을 목표로 P5-1을 건설 중이고, P5-2도 지을 계획입니다.

만약 용인 산단에 들어설 반도체 팹 6기가 모두 3복층(트리플팹)으로 건립되면 메모리 생산량은 평택캠퍼스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전 용인 반도체 팹은 평택 캠퍼스를 잇는 주력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 환경운동연합) (사진 제공: 환경운동연합)
■유례없는 속도전에 토지 보상·지역 불균형 불씨 '여전'

다만 유례없는 속도전으로 갈등이 격화할 조짐도 엿보입니다.

LH는 토지 보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LH는 사유지 전체 면적의 43%는 협의 취득을 마쳤고, 56%는 정부의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 재결을 신청한 상태라 99%가 진행됐다고 설명합니다.

수용 재결은 협의가 되지 않아도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땅을 강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그러나 강종필 용인반도체국가산단재검토와초고압송전탑건설반대경기행동 집행위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LH는 토지 수용이 대부분 완료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절반이 넘는 토지 소유주가 토지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L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초반에 종중 소유 토지가 협의가 안 됐었지만, 재결이나 공탁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건물 같은 경우 주민과 소통이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보상은 물론, 이주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인 겁니다.

지역 불균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유종준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현재 용인산단으로 인해 충남 14개 시군에 송전선로가 다 지나갈 예정"이라며 “지역 희생을 강요하는 그 어떤 송전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근 지역인 경기 광주시에서는 상생 대책 요구가 번져 나오고 있습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 광주시 상생발전 범시민연대는 "공업용수 관로가 광주시를 통과하는 만큼 산업과 교통, 주거 등 광주시의 장기 발전계획과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요구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궐기대회 등 보다 적극적인 공동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속도전은 용인을 시작으로 호남권 등에서도 나타날 텐데 우리 사회는 충분히 대화한 걸까요? 아니면 앞으로라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걸까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속도와 상생 둘 다 달성하는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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