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마련이 투자 목표 57%…26개국 중 최고
"투자 분산됐다" 22% 최하위…ETF 보유율은 38%
한국 투자자들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노후 준비에 가장 큰 관심을 두면서도 분산투자에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재무 안정에 자신감을 보인 비율도 글로벌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NH아문디자산운용은 2대주주인 유럽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가 개인 투자자와 저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디코딩 인베스터스(Decoding Investors) 2026'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은퇴자금 마련을 주요 투자 목표로 꼽은 한국 투자자는 57%로 조사 대상 26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글로벌 평균 36%보다 21%포인트 높다. 말레이시아가 49%, 싱가포르가 4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장기적인 재무 안정을 달성하는 데 '매우 자신 있다'고 답한 한국 투자자는 12%에 그쳤다. 글로벌 평균 23%의 절반 수준으로, 한국보다 낮은 곳은 홍콩(10%), 대만(6%), 일본(2%)뿐이었다.
분산투자 수준도 낮았다. 자신의 투자가 분산돼 있다고 답한 한국 투자자는 22%로 26개국 중 가장 적었다. 한두 종목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는 응답은 28%였다. 아문디는 분산투자 수준이 개인의 선택뿐 아니라 금융상품 접근성과 투자자문, 각국의 투자문화 등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보유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 투자자의 ETF 보유율은 38%로 글로벌 평균 31%를 웃돌았다. 대만(61%), 독일(52%), 싱가포르(49%), 네덜란드(47%), 스위스(46%), 덴마크(40%)에 이어 일곱 번째다. 아문디는 한국의 ETF 보유율이 2027년 4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TF를 보유하고 있거나 투자를 고려 중인 한국 투자자의 19%는 '소외에 대한 우려(FOMO·Fear of Missing Out)'를 ETF 투자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평균 12%보다 7%포인트 높다. 아문디는 사회적 흐름과 주변 투자자의 행동이 투자 유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니 워츠(Fannie Wurtz) 아문디 고객부문 총괄은 "노후 준비가 전 세계 가계의 핵심 과제가 되면서 더 많은 저축자가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운용업계는 신뢰를 쌓고 디지털로 투자 교육 접근성을 넓히는 한편 단순하고 투명한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6개국 개인 투자자 1만32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한국 응답자는 505명이다. 투자 경험이 없는 저축자 조사는 지난 4~5월 12개국 4574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