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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 공급 품종보다 더 뛰어나”…‘K-장립종’ 벼 8종 산업화 시동

요약
  • 농촌진흥청이 수출용 'K-장립종' 벼 8종의 산업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해남군 실증단지에서 '슬로미2' 등으로 만든 볶음밥과 즉석밥 시제품이 공개됐다.
  • 국산 장립종 쌀은 치폴레 등 외식 및 식품·가전 업계의 관심을 받으며 가공식품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대규모 생산단지 구축과 공급단가 인하 등이 과제로 꼽힌다.
수출용 ‘K-장립종’ 벼 연시회

농진청 ‘슬로미2’ 등 8품종 육성
볶음밥·즉석밥 시제품도 선봬
식품·가전 업계 제품개발 모색

대규모 생산·단가 인하 등 과제
전략직불금 대상 포함 목소리도
9월29일 전남광주 해남군 산이면에서 열린 ‘수출용 케이(K)-장립종 벼 현장연시회’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지연 밭작물개발부장(왼쪽부터), 김병석 원장, 윤영식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장립종 벼 품 9월29일 전남광주 해남군 산이면에서 열린 ‘수출용 케이(K)-장립종 벼 현장연시회’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지연 밭작물개발부장(왼쪽부터), 김병석 원장, 윤영식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장립종 벼 품종과 즉석조리밥 시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밥알이 고슬고슬하니 길쭉해도 이질감이 전혀 없네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9월29일 전남광주 해남군 산이면 장립종 벼 생산 실증단지(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서 ‘수출용 케이(K)-장립종 벼 현장연시회’를 열었다.

농민을 비롯해 정부·대학 관계자 80여명은 농진청이 개발한 벼 품종 ‘슬로미2’로 만든 볶음밥을 시식했다. 국산 장립종 벼 품종 ‘밀양454호’와 ‘프로자스민’을 활용해 CJ제일제당이 내놓은 즉석밥 시제품도 맛봤다.

장립종 벼 품종 ‘슬로미2’로 만든 볶음밥. 장립종 벼 품종 ‘슬로미2’로 만든 볶음밥. CJ제일제당이 장립종 벼 품종 ‘밀양454호’와 ‘프로자스민’으로 만든 즉석조리밥 시제품. CJ제일제당이 장립종 벼 품종 ‘밀양454호’와 ‘프로자스민’으로 만든 즉석조리밥 시제품. 농진청은 지난해 착수한 ‘장립종 벼 기반 쌀산업 혁신 프로젝트(2025∼2029)’를 토대로 국산 장립종 벼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밀양452호’ 등 국산 장립종 벼 품종 8개에 대해 건국대학교·CJ제일제당·해남군 등과 품종 개발부터 간척지 실증, 식품기업 가공 평가, 제품화까지 연계한다.

최근 이곳에서 재배하는 또 다른 국산 장립종 벼 품종인 ‘아이피에스(IPS)’ 쌀이 미국 멕시칸 음식 체인 ‘치폴레’ 한국 매장에 공급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식품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전세계 4200곳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치폴레는 9월2일 아시아 1호점을 서울 서초구에 냈고 올해 2·3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IPS’ 품종은 세종대학교가 개발해 이 영농조합법인에 기술이전했다.

윤영식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치폴레 국내 매장이 모두 3곳으로 늘어나면 ‘IPS’ 쌀 품종 공급규모는 280t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립종 벼 기반 쌀산업 혁신 프로젝트 품종들은 ‘IPS’보다 재배안정성·수량성이 더 뛰어난 만큼, 치폴레처럼 대량 수요처에 공급될 수만 있다면 생산이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국산 장립종 쌀에 대한 식품·가전 업계 관심도 확인됐다. 조수민 농진청 식량원 경지이용작물과 농업연구사는 “‘슬로미2’ 기술이전을 진행 중인 쿠첸은 장립종 쌀을 활용한 조리법과 관련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고, 일부 중소 식품업체들은 장립종 쌀이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데 주목해 체중 감량용 제품을 개발·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산 장립종 쌀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공급단가를 낮출 수 있는 대규모 생산단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지원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부장은 “국산 장립종 쌀을 활용해 수출용 가공식품을 만들려면 원료곡을 600t 이상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공급단가도 지금보다 더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가루쌀(분질미) 사례처럼 장립종 벼도 전략작물직불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은 수출시장을 겨냥해 쌀알 길이 6.6㎜ 이상, 장폭비 3.0 이상의 특성을 기본으로 고기능성·복합내재해성·복합내병충해성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량 계통을 선발한 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협력해 채종까지 안정적인 종자 공급체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김병석 식량원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북미·유럽의 가공밥시장이 5억3000만달러(719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이에 대응해 품종 개발부터 현장 실증, 가공 평가까지 생산자·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국산 장립종 벼의 안정적 생산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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