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S전선이 베트남과 한국에 각각 희토류·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거점을 설립하며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한다.
전기차·로봇뿐 아니라 전투기·미사일 등 첨단 무기체계에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LS가 구축하는 비중국 공급망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K-방산 수출·첨단산업 시장 확대와 맞물려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호주→베트남→한국…비중국 밸류체인 구축
LS는 지난 9월30일 LS전선이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판매 계열사 코리아모션웍스에 15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한다고 공시했다.
LS전선은 코리아모션웍스를 통해 국내에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공장 부지는 경북 구미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LS가 그리는 공급망은 호주→베트남→한국으로 이어진다. LS에코에너지가 호주 희토류 기업 라이너스와 협력해 원료를 확보하면 베트남에서 희토류 금속을 생산한다. 이를 한국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공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와 관련 LS전선 자회사 LS에코에너지는 116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호찌민 LSCV 부지에 연산 240톤 규모 사마륨 금속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이는 연간 약 700~1000톤 규모 사마륨-코발트(SmCo) 영구자석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으로 오는 12월 시양산에 들어간다.
원료는 호주 라이너스(Lynas)가 담당한다. LS에코에너지와 라이너스는 지난 7월 각각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상호 인수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라이너스는 호주 서부 마운트웰드 광산에서 희토류 광석을 채굴하고 말레이시아 등에서 분리·정제한다. 라이너스는 현재 중국 밖에서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를 모두 분리해 상업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 희토류 금속 사업과 한국 영구자석 생산을 연계하며 비중국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LSCV)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中, 희토류 영구자석 94% 장악
희토류 영구자석은 희토류 원소를 활용해 강력한 자력을 만들어내는 고성능 자석이다. 대표적으로 SmCo와 네오디뮴·철·붕소(NdFeB) 영구자석이 있다.
SmCo 영구자석은 높은 온도에서도 자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극한 환경에서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활용된다. 전투기와 미사일 등 첨단 무기체계가 대표적인 수요처다. NdFeB 영구자석은 강한 자력이 장점이다. 전기차 구동모터와 로봇, 풍력발전기, 산업용 모터 등 전동화 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LS가 비중국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은 자석용 희토류 채굴의 약 60%를 차지했다. 희토류를 실제 산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정제하는 단계에서는 중국 비중이 91%까지 올라간다. 소결 영구자석 생산에서는 무려 94%를 나타냈다. 2005년 약 50%였던 중국의 영구자석 생산 비중이 20년만에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한국 역시 중국 공급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한국은 로봇 구동에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의 88.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NdFeB 영구자석은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에 활용되는데 이 역시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출통제 속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대두…LS에 '기회'
문제는 희토류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 자원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2025년 4월 중국은 사마륨(Sm) 포함 희토류 7종 수출을 통제했고 미국·유럽 일부 자동차업체가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미국은 2027년 1월부터 국방 조달에 사용되는 SmCo·NdFeB 영구자석에 대한 특정국 공급망 규제를 원료 채굴·생산 단계부터 완제품까지 확대한다. 중국도 규제 대상국에 포함됐다.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비중국 공급망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은 LS에 기회다. LS전선은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중국을 거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중국발 공급 차질 위험을 낮추면서 K-방산과 전기차 등으로 시장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휴머노이드 등 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고성능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 수요 증가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향후 미국 등 비중국산 소재 수요가 커지는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갖추게 된다. 미 버지니아주에 따르면 LS전선은 체서피크에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시설을 포함한 첨단소재 제조단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LS는 9월30일 해명 공시를 통해 "LS전선은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판매법인인 코리아모션웍스를 설립했다"며 "미국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투자는 코리아모션웍스가 향후 미국 현지 자회사를 설립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