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장객 4년 연속 감소… 항공·숙박 더해진 ‘여행 총액’ 경쟁까지
국내 골프장의 저가 타임이 늘면서 항공과 숙박비 등이 추가되는 제주 골프의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그린피뿐 아니라 항공과 숙박, 이동비를 합친 전체 비용이 국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 골프여행을 고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골프장들이 내놓는 10만 원 미만 그린피 타임이 1년 새 크게 늘면서 제주 골프시장의 가격 경쟁도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10만 원 미만 타임 비중은 22.2%에서 34.4%로 높아진 반면 15만 원 이상은 36.4%에서 23.9%로 줄었습니다. 골퍼들이 예약 과정에서 접하는 가격대가 낮은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골프장 내장객 감소까지 겹쳤습니다. 코로나19 당시 290만 명에 육박했던 내장객이 지난해 220만 명 아래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국내 다른 지역에서 낮은 가격대의 타임이 늘어날수록 제주가 받는 가격 압박은 커집니다.
제주 원정 라운드에는 그린피 외에도 항공과 숙박, 이동비가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 10만 원 미만 22.2%→ 34.4%… 고가 타임과 비중 역전
1일 골프 부킹 플랫폼 엑스골프(XGOLF)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월 1일부터 9월 28일까지 플랫폼에 공개된 골프장 타임을 분석한 결과, 10만 원 미만 그린피 비중은 지난해 22.2%에서 올해 34.4%로 12.1%포인트(p) 높아졌습니다.
전체 공개 타임 수가 전년보다 줄었는데도 10만 원 미만 타임은 오히려 19.3% 증가했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0만 원 이상 15만 원 미만은 지난해 41.3%에서 올해 41.7%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15만 원을 넘어서는 구간에서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15만 원 이상 20만 원 미만은 23.4%에서 15.5%로 7.9%포인트(p) 줄었습니다. 20만 원 이상도 13.0%에서 8.4%로 내려갔습니다.
이들 두 구간을 합친 15만 원 이상 타임은 36.4%에서 23.9%로 12.5%p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5만 원 이상 타임이 10만 원 미만보다 14.2%p 많았습니다. 올해는 10만 원 미만이 오히려 10.5%p 많습니다.
1년 만에 두 가격대의 위치가 뒤바뀌었습니다.
2025년과 2026년 XGOLF 플랫폼에 공개된 골프장 타임의 가격대별 비중. 10만 원 미만은 22.2%에서 34.4%로 늘고 15만 원 이상은 감소했다. (XGOLF 제공)■ 공개 타임 4개 중 3개 ‘15만 원 미만’
15만 원을 기준으로 할 때, 변화 양상은 더 뚜렷했습니다.
15만 원 미만 타임 비중은 지난해 63.6%에서 올해 76.1%로 높아졌습니다. XGOLF에 공개된 골프장 타임 4개 가운데 3개 이상이 15만 원 아래인 셈입니다.
이번 분석은 전국 모든 골프장의 정상가격이나 실제 예약 완료 가격이 아니라 XGOLF에 공개된 타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관련해 XGOLF 측은 “오픈된 전체 타임을 기준으로 한 만큼 골퍼들의 특정 가격대 선호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라면서도 “골퍼들이 예약 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그린피의 가격 구성이 1년 사이 중저가 구간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히 전체 오픈 타임 가운데 15만 원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을 넘어선 만큼 골퍼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라운드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290만 명 육박했던 제주 골프… 4년 새 70만 명 빠져
이처럼 전국 골프장의 가격대가 움직이는 시점에 제주에서는 이용객 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은 2019년 209만 1,504명에서 2020년 239만 9,511명으로 늘었고,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됐던 2021년에는 289만 8,742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2022년 282만 305명, 2023년 241만 5,970명, 2024년 234만 7,710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19만 8,503명까지 내려왔습니다.
2021년 정점과 비교하면 4년 사이 70만 239명, 24.2%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관광객 내장객은 122만 1,438명으로 전년보다 6.5% 줄었습니다. 도민도 97만 7,065명으로 6.2% 감소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뚜렷한 반전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1분기 내장객은 전년보다 4.3% 늘었지만 2분기 다시 4.2% 감소했습니다. 상반기 전체로는 102만 1,5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적었습니다.
■ 육지에선 그린피 내려가는데… 제주엔 항공·숙박비 부담까지
전국 골프장의 가격 변화가 제주에 더 민감한 이유는 골퍼가 실제 지불하는 비용 구조에 있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차량으로 골프장을 오갈 수 있지만 제주 원정 라운드에는 항공권부터 숙박, 렌터카 등 현지 이동비까지 따라붙습니다.
국내 골프장에서 10만 원 미만 타임이 늘어나면 골퍼가 육지에서 고를 수 있는 낮은 가격대도 그만큼 넓어집니다.
제주 골프장이 그린피만 놓고 비슷한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제주행에 필요한 추가 비용이 부담으로 남습니다.
해외 골프여행도 다시 주요 선택지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19 당시 해외로 향하던 골프 수요까지 흡수했던 제주는 해외여행 정상화 이후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골프여행과 다시 경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골프장까지 낮은 가격대의 타임을 늘리면서 골퍼들이 제주를 선택할 때 따져볼 가격 조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역 골프장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골퍼가 비교하는 가격도 그린피 하나로 끝나지 않게 됐다는 얘기”라며 “항공권과 숙박, 이동비를 모두 더했을 때 제주에서 라운드하는 데 실제 얼마가 드는지가 국내 다른 지역은 물론 해외 골프 목적지와 함께 비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 골프장 내장객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 골프장들이 낮은 가격의 타임을 늘리는 것도 제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