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를 출입하며 책 <AI 시대 엄마가 먼저 알아야 할 최상위 공부법>을 함께 쓴 (왼쪽부터) 오주연(아시아경제), 김현아(문화일보), 김지예(서울신문) 기자가 4일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김고은 기자<AI 시대 엄마가 먼저 알아야 할 최상위 공부법>. 세 기자가 함께 쓴 책의 제목이다. 상위권 도약을 위한 학습 안내서 같지만, 사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역량으로 요구되는 문해력에 관한 책이다. AI 시대, 서·논술형 평가 중심으로 교육 대전환이 일어날 거란 전망 속 이제는 자녀를 책 읽기 학원에 보내야 하나 불안해 하는 학부모들을 위한 내용을 담았다. 오주연 기자는 “매일 교육 기사를 쓰지만 정작 주위를 보면 교육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 아는 학부모가 거의 없더라”며 “학부모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전달하고 싶었고, 또 교육 방향이 앞으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은 교육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책 얘기가 나오자, 다음 일은 일사천리였다. 일이 끝나면 교육청 앞 카페 같은 데서 만나 같이 기획안을 썼고, 지난해 여름 한국여성기자협회 저술지원 공모에 합격한 뒤엔 7~8월을 “불태우면서” 원고를 썼다. 그렇게 약 반년 만인 지난해 12월 퇴고와 교정 작업까지 마치고 이후 편집 등을 거쳐 올 3월 책이 나왔다. 이렇게 마감을 서둘렀던 건 이들에게 “물리적인 데드라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김현아 기자의 출산이었다. 둘째를 임신 중이었던 김현아 기자는 12월 출산 전에 책 작업을 끝내기 위해 늦은 밤에도 부른 배를 안고 스터디 카페에 가서 원고를 썼다. 마침내 예정일이 되어 입원해서는 마취하기 직전까지도, 심지어 조리원에서도 노트북을 폈다. “죽어도 송고는 한다”는 심경이었다는 김 기자는 “지금은 네 살이 된 첫째 아이와 엄마, 남편(신규진 동아일보 기자)이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오주연 기자도 주말이면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카페에 나가 글을 썼다. 남들은 “기사 쓰고 애 키우느라 바쁜데 어떻게 책까지 쓰냐”고 했지만, 그 시간이 오히려 ‘힐링’이었다. 오 기자는 “일상에서 털리듯 지내다가 우리만의 이름으로 뭔가가 나온다고 하니 활력이 생겼다”며 “(책을 내고 난) 지금은 허전할 정도”라고 했다.
책에는 세 기자가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최신 입시 정보와 교육정책 같은 팩트 외에도 맞벌이 부모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문해력 훈련 방법’이 담겨 있다. 아이들 등원조차 챙길 수 없을 만큼 바쁜 ‘워킹맘 기자들’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이자 성장하는 사람으로서 독자와 같이 호흡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고민하고 직접 실천해 본 것들이다. 거창한 교육법이 아니라 신문 기사를 활용해 글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직접 제목을 뽑아 본다거나, 저녁을 먹으면서 TV 뉴스를 보며 아이와 자연스레 대화를 확장해 가는 방법 등 집에서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식들이 담겨 있다. ‘이렇게 키워서 서울대 보냈다’까지는 물론 아니지만, AI니 문해력이니 열풍에 당장 학원부터 찾게 되는 조급함은 다소 덜 수 있다.
지금은 산업부 소속인 김지예 기자는 “저는 자녀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교육부를 출입하고 사교육 업계 등을 취재하면서 느낀 건 정책이 어떻게 변하든 간에 학부모와 학생이 교육에 대해, 미래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저희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정확한 정보를 얻고, 오늘 당장 하나쯤 실천해 볼 수 있는 팁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 기사를 쓰면서 소진되기만 하다가 자신들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보니 “브랜드가 생긴” 듯한 뿌듯함이 제법 크다. 김지예 기자는 “‘나와바리’(출입처·영역을 뜻하는 일본식 은어) 책이라서 더 좋은 것 같다”며 “책을 쓰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현아 기자는 “처음엔 ‘내가 뭘 안다고 책을 내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저희 직업 자체가 매일 정보를 수집하고 그걸 연결해 맥락을 읽어내고 쉽게 전달하는 일이니까, 그거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책을 낸 다음에 후배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는데, 그 친구들에게도 약간의 동기 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신하고 애가 둘인 선배도 하는데 네가 못 하겠나!” 이렇게 덧붙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