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산업 위기 속 유연하게 대응"
내부 "제도 마련 없는 일방적 급진"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이 편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실국·지사를 각각 자회사로 전환하는 경영구조 개편을 추진해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회사는 신문산업 위기 속 작은 조직으로 탈바꿈해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라 설명하지만 내부에선 개편 내용과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일방적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일신문은 11일자로 직원 40명에 대한 전출 발령을 공지했다. 서울지사에서 유튜브 등을 담당하던 기자와 대구에서 네이버 중심 디지털 뉴스 생산을 하던 관계사 컨텐츠N 소속 기자·PD 일부가 신설 법인 매일신문S로 전출(9명)됐다. 매일신문 내 조직이던 N컨텐츠본부와 D뉴스국 직원 14명은 컨텐츠N으로 이동했다. 광고국과 독자서비스국 직원 16명은 각각 기존 자회사 매일애드, 신설 자회사 매일신문D로 소속이 바뀌었다. 180여명 매일신문 직원 중 4분의 1에 가까운 규모가 이번 전출로 소속 법인이 달라졌다.
이는 매일신문 사측이 8월 중순부터 추진해 온 자회사 분사 방식 조직 개편의 후속 조치다. 매일신문 편집국을 제외한 사업, 광고, 독자, 영상, 디지털, 온라인, 유튜브 부서 전반을 기능별로 신설 자회사로 분리하거나 기존 자회사·관계사에 편입시키는 틀이다. 이에 따라 개편된 경영 구조는 매일신문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아래에 매일신문S, 컨텐츠N, 매일신문D, 매일신문파트너스(법인명 미정), 매일애드, 매일프린팅, 매일피앤아이 등을 배치한 형태를 띤다.
사측은 8월27일 설명회에서 ‘신문산업 위기 속 무거운 조직과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언론 시장에 대응하고 자회사별 유연한 사업 확장으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려 한다’는 개편 취지를 밝혔다. “구성원 모두가 바라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너무 늦지 않게 변화를 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기구 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추진한다는 설명이었다.
구성원들로선 고용과 근로 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특히 전적·파견·배치전환 등은 직원과 사용자의 법적 지위, 책임 소재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사측이 ‘인위적 인력 감축 없음’, ‘직원 처우 불이익 없음’, ‘매일신문과 근로계약 관계 유지’, ‘근로자 전출 동의와 기간·복귀 시점에 대한 명시’ 등을 약속하며 노동조합과 큰 충돌이 있진 않지만 관련 제도 마련보다 개편이 일방적으로 급격히 추진되는 데 내부에선 우려가 나온다.
앞선 전출 발령을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지부는 11일 “직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을 둘러싼 노사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전출 당사자들의 서면 동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시작부터 약속과 절차가 무너져 “사측과 직원 사이의 신뢰를 훼손한 사안”이라고 성명을 냈다. 자회사 배치가 예정된 실·국장급 사직서 제출이 설명회보다 먼저 이뤄진 데 대해서도 비판(8월19일)이 나왔다.
특히 대형 언론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개편 모델이 정답인지를 두고 내부 의문이 지속되는 상태다.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작은 조직이 빠르고 시너지가 날 것”이란 설명 외 구체적 정량 효과가 언급되지 않아 “왜 자회사여야만 하는지” 설득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인력 운영, 자회사 이익의 내부거래, 디지털 수익 귀속 등 세부사항 답이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편집부 외주화 우려도 있는 상태다.
이번 개편은 신문산업 위기 속 비교적 큰 규모의 지역신문사가 취한 조치로서 내용과 결과가 여타 지역에 파장을 미칠 소지도 있다. 이동관 매일신문 대표이사는 28일 통화에서 “종이신문사는 만성질환자 같은 조직인데 지역언론사로선 비교적 잘 대응해왔다고 자평하지만 자생력을 더 키우기 위해 변화를 줘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에 저촉되는 부분이나 노조의 이의제기, 의문은 협의를 해서 보완하거나 동의를 구해 진행할 것”이라며 “(편집부 외주화는) 고민된 지 한참됐지만 노동법 등 현 규정으론 실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