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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뢰도, 17년 만에 처음 검찰 밑으로 떨어졌다 [2026 신뢰도 조사]

요약
  • 2026년 〈시사IN〉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 결과, 경찰 신뢰도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검찰보다 낮아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 반면 검찰 신뢰도는 소폭 상승했으며, 경찰 신뢰도의 급락은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나타나 형사사법체계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기관 신뢰도를 조사한 2009년 이후 경찰 신뢰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는 10월2일 폐지를 앞둔 검찰 신뢰도는 소폭 올랐다.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비슷한 흐름이 관찰됐다. 9월10일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 모습. 경찰은 2026년 &lt;시사IN&gt;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검찰보다 신뢰도가 낮았다. &#169;김흥구 9월10일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 모습. 경찰은 2026년 <시사IN>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검찰보다 신뢰도가 낮았다. ©김흥구

〈시사IN〉은 신뢰가 사회의 핵심 자원이라는 판단으로 2007년 창간 이후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2009년부터는 주요 국가기관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다(2011년 제외).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인용과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시사IN〉은 검찰이 역대 최저 신뢰도(3.06점)를 기록했다며 이것이 ‘검찰에 대한 마지막 신뢰도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형사사법체계의 대대적 개편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예상은 빗나갔다. 오는 10월2일로 예정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직전 이뤄진 올해 조사야말로 검찰에 대한 마지막 신뢰도 조사가 됐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검찰 신뢰도가 전년 대비 0.63점 올라 3.69점을 기록했다. 물론 만점이 10점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불신 구간에 머물러 있고, 역대 최고인 2013년의 4.85점에 비하면 낮지만 분명 ‘반등’했다. 놀라운 것은 그다음이다. 경찰 신뢰도가 3.3점으로 검찰(3.69점)보다 0.39점 낮게 조사됐다. 국가기관 신뢰도를 조사한 2009년 이래 17년 동안 경찰이 검찰보다 낮은 신뢰도를 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2009년에도 경찰 4.02점, 검찰 4.01점으로 미세하게나마 경찰이 더 높았다). 경찰 신뢰도는 지난해(4.44점)에서 1.14점 수직 낙하해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그림 1〉 참조).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흐름이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관찰됐다는 점이다. 사실 검찰은 다른 어떤 국가기관보다 지지 정당에 따라 신뢰도가 나뉘는 조직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가 한창이던 2017~2019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검찰 신뢰도(4.12~4.69점)가 국민의힘 지지자(3.01~3.77점)보다 높았다.

그런데 ‘조국 사태’가 본격화된 뒤인 2020년 국민의힘 지지자의 검찰 신뢰도(3.67점)가 민주당 지지자의 그것(3.37점)을 넘어섰다. 2021년에는 4.44점과 3.32점으로 둘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지더니, 윤석열이 집권한 첫해인 2022년에는 국민의힘 지지자(6.29점)와 민주당 지지자(1.68점)의 검찰 신뢰도 차이가 무려 4.61점으로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후 국민의힘 지지자의 검찰 신뢰도는 2023년 6.2점, 2024년 5.39점을 거쳐 12·3 비상계엄과 정권교체 이후인 2025년 4.28점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여기서 소폭(0.27점) 올라 4.55점을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검찰 신뢰도는 윤석열 집권 2년 차인 2023년 1.67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4년 1.8점, 2025년 2.03점에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1.02점 오른 3.05점으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 질문에 ‘없음’, ‘모름’이라고 답하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은 ‘무당층’의 검찰 신뢰도도 지난해 3.59점에 비해 4.01점으로 소폭(0.42점) 올랐다. 즉 검찰 신뢰도는 여전히 지지 정당별 차이가 있지만, 진영 간 격차가 완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했다(〈그림 2〉 참조).

‘마지막’ 검찰 신뢰도 조사



경찰 신뢰도는, 문재인 정부 집권기의 경우 첫해인 2017년(국민의힘 지지자 4.65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4.55점)을 제외하면 민주당 지지자의 신뢰도(4.68~4.97점)가 국민의힘 지지자의 그것(3.77~4.35점)보다 높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2024년은 다시 국민의힘 지지자의 경찰 신뢰도(5.03~5.4점)가 민주당 지지자의 경찰 신뢰도(3.78~4.04점)보다 높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이재명 정부가 집권한 2025년 국민의힘 지지자의 경찰 신뢰도는 전년 대비 1.15점 낮아져 4.05점, 민주당 지지자의 경찰 신뢰도는 0.99점 올라 4.77점을 기록했다. 대체로 응답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집권했을 때 경찰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026년 조사에서는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경찰 신뢰도가 급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경찰 신뢰도가 4.05점에서 2.7점으로 1.35점 떨어졌다. 무당층도 4.2점에서 2.76점으로 1.44점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4.77점에서 4점으로 0.77점 떨어져 비교적 적게 감소하긴 했다. 그러나 양당 지지자와 무당층의 경찰 신뢰도가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일제히 하락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림 3〉 참조).



경찰은 현재 전방위적 위기에 처해 있다. ‘장윤기 사건’에서 현직 경찰 간부 아들이 피의자인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도 이해 충돌 상황을 회피하지 않았고,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에서는 경장 한 명이 실종사건 대응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었으며, 여당 원내대표 출신 김병기 의원 뇌물 등 사건에서는 수사 착수 1년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해 ‘권력자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장윤기 사건에서 피의자 아버지인 현직 경찰 간부의 증거인멸 정황은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발견했다. 현재 출범했거나 준비 중인 각종 경찰 개혁 기구가 4개에 이르지만, 당장의 사법 시스템 개편을 앞두고 실효적 결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사정이 ‘검찰 신뢰도 소폭 상승, 경찰 신뢰도 대폭 추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시사IN〉 제992호 ‘경찰 개혁은 왜 고장 난 레코드인가’ 기사 참조).

이는 가볍게 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10월2일부터 7대 중대범죄를 제외한 일반범죄 수사는 사실상 경찰이 전담하게 되는데, 그런 기관에 대한 신뢰가 진영을 넘어 추락한다면 형사사법체계 전반의 신뢰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공소청 직제가 검사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 것이나, 새로 출범할 중수청장 인선을 두고 여권 내 갈등이 발생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과정에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제기되는 우려에 대한 해법을 마련했는지, 이재명 대통령은 애초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판단하에 폐지로 돌아섰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로 마지막이 될 ‘검찰’ 신뢰도 조사 이후에도 남을 질문이다.

8월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진행한 마지막 검찰 신뢰도 조사에서 검찰 신뢰도는 소폭 상승했다. &#9400;연합뉴스 8월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진행한 마지막 검찰 신뢰도 조사에서 검찰 신뢰도는 소폭 상승했다. Ⓒ연합뉴스

올해 신뢰도를 측정한 국가기관 8곳 중 검찰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대비 신뢰도가 하락했다(〈그림 4〉 참조). 청와대(대통령실) 신뢰도는 지난해 5.24점 대비 1.16점 하락한 4.08점을 기록했다. 경찰(1.14점)보다 낙폭이 크다. 그러나 1년 만에 무려 2.38점이 떨어진 국가기관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다. 선관위 신뢰도는 4.52점에서 2.14점으로 반 토막이 나 전체 국가기관 신뢰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역대 〈시사IN〉 조사에서 모든 국가기관이 기록한 신뢰도 중 최저치이기도 하다(이전 최저치는 계엄 직전인 2024년 윤석열 대통령실이 기록한 2.75점이다).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선관위가 시간대별 투표율을 실제와 다르게 입력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련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9월7일 공식 출범했다. 선관위 신뢰도 2.14점은 이 일이 국가기관 신뢰에 얼마나 큰 위기였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선관위 신뢰도, 역대 국가기관 중 최저치



2026년 국가기관 신뢰도 점수를 순위별로 보면, 지난해(4.92점)에 이어 2년째 조사한 헌법재판소가 4.6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국가정보원(4.15점), 청와대(4.08점), 대법원(3.83점), 검찰(3.69점), 국회(3.49점), 경찰(3.3점), 선관위(2.14점) 순이다. 역대 신뢰도 조사에서 줄곧 최하위권을 맴돌던 국회의 신뢰도는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거친 뒤인 2025년 4.19점으로 최고치였으나 올해는 소폭(0.7점) 하락해 3.49점이 됐다. 경찰은 선관위를 제외하면 국회보다 신뢰도가 낮은 유일한 국가기관이 됐다.

6월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대한체육회 등 입주 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성조기를 두른 이 여성은 훗날 올림픽공원과 잔 다르크를 합성한 용어인 ‘올다르크’로 불렸다. 6월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대한체육회 등 입주 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성조기를 두른 이 여성은 훗날 올림픽공원과 잔 다르크를 합성한 용어인 ‘올다르크’로 불렸다. ©공동취재

후임 대법관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겪고 있는 대법원은 첫 조사 때인 2009년 최고 신뢰도(5.35점), 2013년 역대 두 번째 높은 신뢰도(5.27점)를 기록한 후 줄곧 4점대를 오르내리다 검찰이 사법농단 사태를 본격 수사한 2018년 최저 신뢰도(3.42점)로 내려앉았다. 이후 4점대를 회복했다가 올해 3점대인 3.83점에 재진입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자(4→3.93점), 민주당 지지자(4.05→3.77점), 무당층(4.06→3.86점) 모두에서 전년 대비 대법원 신뢰도가 하락했다. 조사 대상 국가기관 모두가 5점을 넘지 못해 ‘불신’을 받는 가운데, 역대 국가기관 신뢰도 1위는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질병관리청이다. 7.39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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