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박스권에 갇힌 주가
글로벌 고금리에 수급 약화
삼성전자만 3년간 600조원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 커져
美선거·앤트로픽 상장 변수
하닉 "솔리다임 상장 미확정"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실적 시즌 스타트를 순조롭게 끊은 가운데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바통을 이어받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에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는 두 달째 횡보하고 있다. 고금리 경계감과 실적 기대감이 팽팽히 맞서는 와중에 짙은 관망세를 뚫고 수급에서 반전이 나타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2.61% 오른 27만55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25만~27만원 사이에서 이어오던 박스권 흐름을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이날 3.1% 상승한 18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한 달 새 5.96%, SK하이닉스는 9.38%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202조3855억원, 영업이익은 108조6786억원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매출 98조2718억원, 영업이익 77조2214억원이 예상된다. 업계에서 추정한 두 업체의 분기 매출을 합하면 무려 300조원이며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배에 육박하는 186조원인 것이다.
실적을 밀어 올린 것은 역시 메모리 가격이다.
호실적이 한 분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공급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대가 범용 D램 공급까지 옥죄고 있어서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HBM 매출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0%에서 내년 80%로 두 배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역대급 실적 전망에도 반도체 투자심리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9월 들어 장기 금리 급등에 따른 경계감이 짙어지며 수급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아울러 3분기 원화 강세까지 반영해 반도체 실적 추정치가 소폭 하향되면서 아직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달 중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 수급 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역대급 실적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3개년(2024~2026년)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 70조원 규모 현금배당과 40조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 소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3개년 신규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기존과 동일하게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한다고 가정하면 최근 3개년 140조원에서 차기 3개년 600조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4분기 반도체주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 모멘텀으로는 11월 초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와 앤트로픽 기업공개(IPO)가 꼽힌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설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가영 기자 / 김정석 기자 / 이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