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참여 늘어난 韓 코인
규제 풀고 제도화 속도내면
동서양 연결할 허브 될것
"원화 코인(가상화폐), 토큰증권, 토큰화 자산시장 구조화 등 세 가지 규제를 확립한다면 한국이 동서양을 잇는 디지털 금융 중심지가 될 것이다."
조지프 샬롬 샤프링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미 개인투자자 중심 코인 거래시장에서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시장으로 전환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샤프링크는 이더리움을 매입하고 이를 스테이킹(예치)하는 방식 등으로 운용하는 기업이다. 이때문에 이더리움판 스트레티지(MSTR)라고 불리기도 한다. 샤프링크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비트마인에 이은 세계 2위다.
샬롬 CEO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으며 디지털자산 전략을 이끌었다.
샬롬 CEO는 한국이 미국보다 제도화 속도에서 몇 년 정도 뒤처졌지만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인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다. 올해 토큰화된 자산에 대한 규율인 클래리티법은 국회 문턱에서 좌초된 상태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제 면제 조치를 통해 시장을 열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예탁결제원은 토큰화 자산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는 "한국 시장이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국과 동일한 세 가지 과제를 규제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한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행·관리돼야 하며 원화로 표시되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되고 토큰화 주식에 대한 명확한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샬롬 CEO는 지난 1년간 한국을 다섯 번이나 방문했다. 한국 투자자들과 기관들이 이더리움 생태계로 진입하는 걸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더리움을 공개 보유한 샤프링크는 이더리움의 가치가 올라가야 주가가 오른다.
그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결제 및 안착지는 이더리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기관들이 늘었다"며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RWA) 토큰화의 55%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융사들의 블록체인 도입이 빨라지면서 캔톤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분산원장기술(DLT)처럼 통제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주목받으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부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샬롬 CEO는 이에 대해 "서로 다른 금융사들이 공통된 단일 표준에 합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더리움은 11년 넘게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신뢰성과 보안성 그리고 풍부한 유동성을 입증했다"며 "금융사는 결국 모두가 사용하는 개방형 블록체인을 쓰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이더리움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샤프링크 같은 이더리움 매입 기업들이 이더리움 지분을 늘리면서 탈중앙화를 논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더리움은 보유 지분에 따라 네트워크 의결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샬롬 CEO는 "이더리움의 탈중앙성을 훼손하고 가치를 깎는 건 샤프링크 입장에서 스스로 자산가치를 파괴하는 자해행위"라면서 "샤프링크와 비트마인 등 주요 기업들은 이더리움 총 공급량의 최대 5%를 초과해 보유하지 않겠다는 공식 서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최근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