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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란히 놓인 레인보우교와 노둣길. 주민과 여행자들은 다리와 노두를 골라 오갈 수 있다. |
| ⓒ 이돈삼 |
"제주도에 있는 섬이요?"
'우도'를 얘기하면 열에 아홉은 제주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남도여행 좀 다녀본 신선한 여행객들 사이에선 전혀 다른 '우도'가 나온다. 한반도 최남단 고흥군 남양면에 속하는 알짜배기 섬, 우도(牛島)다.
우도는 하루 중 절반은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위에 떠 있다. 바닷물이 빠지는 절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뭍과 과감히 몸을 섞는다. 자연의 밀당이 선사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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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레인보우교. 뭍의 땅인 중산마을과 섬 땅인 우도를 이어주는 인도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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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마을 풍경. 섬 마을을 돌아가는 산책길에 만나는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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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우도의 상징은 '신비의 바닷길'이다. 썰물 때가 되면 바닷속에 숨겨진 길이 드러나 뭍과 연결된다. 우도는 하루 두 번, 육지가 된다. 바닷길은 고흥군 남양면 중산마을에서 우도까지 1200미터에 이른다. 이 바닷길을 '노둣길'이라 부른다.
아주 먼 옛날, 우도 사람들은 바다를 건너기 위해 갯벌 위에 돌을 하나씩 놓았다. 징검다리인 셈이다. 세월이 흘러 징검다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쌓였다. 그 위에 시멘트 상판을 놓았다. 콘크리트 길이 됐다.
지금은 사람뿐 아니라 승용차와 트럭까지 오가는 도로가 됐다. 마주 오는 차량이 서로 비켜 설 수 있는 갓길(대피소)도 중간중간 있다. 운전자들에게는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색다른 드라이브 경험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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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 노둣길.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옆으로 인도교인 레인보우교가 놓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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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우도 풍경. 발품을 조금만 팔면 섬을 두루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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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여행자들에게 낭만과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섬 주민들에게는 삶의 족쇄였다. 생필품을 사거나 뭍에 나가 볼일을 보려면 바닷물이 빠지는 때를 기다려야 했다. 밤중에 응급 환자라도 발생하면 속을 바짝바짝 태우며 배를 띄웠다.
우도 사람들의 족쇄가 풀렸다. 뭍과 이어주는 인도교인 '레인보우교'가 생긴 덕이다. 무지개다리는 주민들의 오랜 불편을 없애고, 우도를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총 사업비는 72억 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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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인보우교에서 만나는 조형물. 고흥 우도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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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완공된 레인보우교는 총길이 1320미터에 이른다. 사람과 보행자만 오갈 수 있다. 알록달록 무지개 색상은 희망과 행운을 상징한다. 레인보우교는 입소문을 타며 단숨에 우도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여느 곳처럼 일직선으로 지루하게 뻗은 다리도 아니다. 바다 위로 유연하게 구부러진다. 걷는 맛과 재미가 쏠쏠하다.
주민은 물론 여행객도 물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이 찼을 때는 바닷바람 맞으며 레인보우교를 건넌다. 물이 빠지면 노둣길을 걸으며 갯벌과 눈 맞출 수 있다. 두 가지 매력을 자유자재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우도여행도 그만큼 자유롭고 다채로워졌다. 다만, 여행객이 먹고 마시며 쉴 공간은 아직 넉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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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우도 갯벌.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 속살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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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우도갯벌에서 만나는 '굴섬'. 갯벌에는 굴과 게가 지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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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가 위치한 득량만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갯벌이다. 뭍사람들에게 농경지가 텃밭이라면, 섬주민들에게는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우도갯벌에서는 게와 짱뚱어, 굴과 바지락, 뻘낙지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모두 자연산이다.
인근 해역도 계절마다 어종이 바뀌는 자연산 수산물 전시장이다. 봄과 여름엔 병어, 새우, 꽃게, 바지락, 짱뚱어, 갑오징어 등이 나온다. 가을엔 전어, 뻘낙지, 돌게, 새우 등이 잡힌다. 겨울바다는 굴, 꼬막, 서대, 조기 등을 내어준다. 그 중에서도 자연산 굴은 섬주민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주는 '효자' 수산물이다.
섬에는 고기잡이 배 20여 척이 있다. '광진호'를 운영하는 김선례 씨는 탱글탱글한 새우를 바다에서 건져 올린다. 판로 걱정도 없다. 레인보우교와 노둣길을 이용해 섬을 찾은 여행객들이 서로 사 가겠다며 다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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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우도 풍경. 파란 가을하늘과 벽화, 그리고 마을이 한데 어우러져 멋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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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마을 풍경. 포구에 크고 작은 배가 정박해 있다. 마을 산책길에 만나는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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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우도는 아담한 섬이다. 면적 62만6000제곱미터(㎡), 해안선 길이 3250미터에 이른다. 섬에는 50여 가구, 90여 명이 살고 있다. 고흥군 남양면에서 제법 규모가 큰 마을에 속한다.
섬의 이름 유래도 흥미롭다. 섬의 지형이 소의 머리를 닮았단다. '소섬'이 한자로 바뀌면서 '우도(牛島)'가 됐다. 섬에 대나무가 많았고, 임진왜란 땐 그 대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다. 한때 '우죽도(牛竹島)'로 불렸다가 '우도'가 됐다는 야사도 전한다.
섬의 산책길도 단아하다. 산책로는 마을에서 섬의 정상인 봉들산 전망대로 이어진다. 전망대에 서면 시야가 확 트인다. 우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물론 남양면과 동강, 대서, 과역, 점암, 두원, 영남, 고흥읍까지 일대 산과 바다가 한눈에 담긴다. 벌교 제석산과 고흥 팔영산도 가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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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마을 앞 바다 풍경. 섬으로 둘러싸인 득량만답게 바다와 섬이 평화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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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마을 골목의 벽그림 단장. 우도 마을에서 만난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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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교 개통 이후 우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찾아오는 여행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섬을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짐을 싸 들고 돌아온다. 섬의 매력에 반한 외지인들의 귀촌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마을 담벼락에 그려지는 벽그림도 우도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들고 있다.
우도는 사람과 바다, 갯벌이 한데 어우러진 건강한 삶과 생태계의 전형을 보여준다. 썰물과 밀물에 맞춰 얼굴을 바꾸는 신비로운 자연환경이 무지갯빛 희망까지 더해준다. 우도는 앞으로 남도가 자랑할 새로운 '보물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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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 우도 레인보우교와 노둣길. 다리와 노두를 골라 오갈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장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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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