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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강남 집값 잡는 게 서민과 무슨 상관”…李정부 대출 규제의 역설 [잘살아보세]

요약
  •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초고가 주택 시장보다는 무주택자와 수도권 중저가 주택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주어 주거비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 투기 수요는 억제하되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잔금 대출 등 자금 조달 길은 열어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출 규제 직격탄, 수도권 외곽·중저가로”
“무주택·생애최초 잔금대출은 길 열어줘야”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수도권 전세 시장의 매물 기근이 심화하고 있다. 전세 대출·보증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전월세로 밀려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반면 현금 여력이 있는 초고가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비껴가면서 실수요자와 자산가의 주택 구매 여건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정작 무주택자와 중저가 주택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50억원짜리 강남 아파트가 급매로 45억원에 나온들 서민들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투기 수요는 억제하되 청약에 당첨되고도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무주택자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자금 조달의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는 김 대표와 현행 대출 규제가 주택·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무주택 실수요자가 금리 상승기에 어떻게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알아봤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나
 
“우리나라는 이미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통해 선진국 수준으로 대출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는 국가다. 여기에 대출 한도와 총량 규제까지 더해지니 관리를 하고 싶어도 더 할 게 없는 꽉 막힌 상태다. 다주택자나 1주택자의 갈아타기 대출을 제한하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평생을 모아 청약에 당첨된 무주택자가 잔금을 치를 때 총량 규제에 막히는 등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마저 짓밟는 상황은 너무 억울하고 가혹하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대출 규제가 실제 주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재미있는 점은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시장은 대출이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초에 대출이 거의 나오지 않아 순수 자기 자본(현금·증여 등)으로 움직이는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진짜 대출 리스크에 짓눌리는 곳은 오히려 수도권 외곽과 중저가 시장이다. 게다가 대출 문이 막혀 전월세로 밀려난 수요 때문에 임대차 시장마저 불안해지니 결국 집을 사지 않아도 될 사람들까지 전세난에 떠밀려 억지로 빚을 내어 집을 사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가계부채와 연체율 관리를 위해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는데
 
“최근 대출 연체율 상승을 이끈 것은 가계대출이 아니라 기업대출이다. 역설적으로 은행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은 가장 안전한 대출이다. 만약 대출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해도 은행은 1순위 근저당을 잡아두었기 때문에 경매를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이처럼 안전한 주담대마저 옥죄는 것은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라기보다 단순히 매수자의 구매력을 제한해 집값 상승을 억누르려는 임시방편의 속마음이 크다고 본다.”
 
―정부가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대출 규제는 무엇인가?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강남 초고가 아파트 집값 잡기가 아니라 서민의 ‘주거 안정’으로 시급히 전환돼야 한다. 50억원짜리 강남 아파트가 급매로 45억원에 나온들 서민들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정부는 서울 평균 집값과 맞물리는 20억원 이하 아파트 시장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투기 수요 규제는 이어가되 무주택자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특히 서민 주거와 직결된 집단대출인 중도금·잔금에 한해서는 합당한 범위 내에서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집을 꼭 사고 싶은 실수요자의 길은 열어두고, 집이 필요 없는 사람은 안심하고 전월세에 머무를 수 있도록 임대차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 전문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무주택자는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상급지로 가는 게 맞을까
 
“대출이 나와야 상급지에 가지 않겠나(웃음). 지금은 규제에 막혀 최대한도인 6억원조차 꽉 채워 받기 어렵다. 운 좋게 대출이 나온다 해도 무조건 받기보다는 자신의 상환 능력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금리 인상기에는 예상치 못한 거시경제 변수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만약 대출 금리가 1.5~2배 뛰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1년에서 3년 정도는 여행과 외식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어 버틸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다면 리스크 관리가 안 된 것이니 자금 계획을 더 보수적으로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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