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작년 10월 스페인 마드리드 출장에 아내를 동반한 가운데 배우자 여비로 국가 예산 1000만원을 쓴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이날 헌재에서 확보한 출장 자료에 따르면, 김 소장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흘간 열린 세계헌법재판회의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일정으로 출장을 갔다. 출장단에는 김 소장을 비롯해 김형두 재판관, 김모 비서실장, 정모 헌법연구관, 신모 조사관 등 헌재 측 참석자 5명이 포함됐다. 김 소장의 아내도 동행했다. 출장 경비는 총 5821만9000원으로 전액 헌재 예산으로 부담했는데, 이 가운데 1031만3000원이 김 소장 배우자 여비로 지출됐다.
당시 스페인 헌재가 보낸 초청장에는 “각 대표단은 ‘동행자’(accompanying persons)나 경호 인력을 포함하여 최대 4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그런데 김 소장이 직접 서명한 출장 계획서에는 ‘스페인 헌재 초청에 따라 재판소장 배우자 동행’이라고 적혀 있다. 윤 의원은 “스페인 헌재는 초청 인원을 김 소장을 포함해 최대 4명이라고 안내한 것인데, 김 소장은 아내까지 대동해 출장단을 총 6명으로 꾸렸다”며 “나랏돈으로 아내 해외여행을 시켜준 것 아니냐”고 했다. 당시 주최 측이 작성한 행사 안내문에는 ‘동행자’를 위해 마드리드 주요 명소를 관람하는 별도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헌재 관계자는 “주최 측이 동성 파트너나 미혼 파트너 등을 고려해 ‘배우자’(spouse) 대신 ‘동행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배우자가 포함되는 게 맞는다”며 “직전인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 총회에선 실제로 ‘배우자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했다. 출장단이 6명으로 구성된 데 대해서는 “과거 세계헌법재판회의 총회 출장 때도 소장이 배우자를 동행했고, 6명이 갔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례에 따라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소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