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AP뉴시스 아르헨티나가 일정 금액을 내거나 국채를 매입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이른바 ‘황금 여권’ 제도를 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 도입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외국 자본과 달러 유입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아르헨티나 경제부 등에 따르면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위크’에서 시민권 투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신청은 올해 4분기(10~12월)부터 받는다.
시민권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국고에 돌려받을 수 없는 35만 달러(약 4억7000만 원)를 낼 수 있다. 배우자는 10만 달러, 18세 미만 자녀는 1인당 2만500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부부와 미성년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은 총 50만 달러(약 6억7000만 원)를 내면 신청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80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 국채는 7년간 보유해야 한다.
밀레이 정부는 재정 확충과 외화 확보를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7년 약 250억 달러 규모의 외화 표시 부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정부 자문사들은 황금 여권 제도를 통해 향후 최대 25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신청자의 자금 출처와 범죄 전력 등을 심사해 국가안보와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가 안보,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아르헨티나 시민권의 국제적 위상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평가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도가 예정대로 시행될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투자만으로 거주 기간과 관계없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정부 시행령을 아르헨티나 선거법원이 지난 6월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최종 판단은 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