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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원래 6부작 드라마였다... 막대한 제작비 부담 털어낸 비결은?

요약
  •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는 당초 6부작 드라마로 기획되었으나 할리우드 스튜디오와의 갈등으로 무산된 후 영화로 제작 방향을 틀었다.
  • 이 영화는 북미에서 개봉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3위에 올랐으며, 제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어 한국 영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시크릿 시네마] 영화 '호프'는 지난 9일 북미에서 개봉해 지난 주말까지 80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는 지난 9일 북미에서 개봉해 지난 주말까지 80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신이 잘 몰랐던 K무비 세계화<2·끝>

한국 영화 ‘호프’는 지난달 9일 북미 극장에서 개봉했다. 상영관은 1,560개로 한국 영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호프’의 첫 주말 매출은 약 322만 달러(약 43억 원)였다. 주중 흥행 수치까지 포함하면 492만 달러(약 58억 원)를 벌어들였다. 첫 주말에는 흥행 순위 9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까지 ‘호프’가 벌어들인 돈은 802만 달러(약 109억 원)다. 한국 영화로서는 ‘킹 오브 킹스’(2025, 6,027만 달러)와 ‘기생충’(2019, 5,386만 달러)에 이어 역대 북미 흥행 성적 3위에 해당한다.

‘호프’의 북미 흥행 수치는 어떤 잣대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중급 할리우드 영화(제작비 5,000만 달러 가량)의 경우 첫 주말 흥행 수치가 1,000만 달러 아래면 영화사에 비상이 걸린다. 영화가 손실을 면하기 힘들다는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라면 ‘호프’의 흥행 성적표가 처참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나 대다수 북미 관객은 미국 밖 영화를 비주류로 여긴다. 유명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출연했다고 하나 티켓 파워가 큰 이들이 아니다. 자막 있는 영화 보기를 꺼려하는 북미 관객의 성향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 영화 앞에 놓인 진입장벽을 생각하면 ‘호프’의 북미시장 흥행 성적은 실패보다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하지만 ‘호프’의 북미 흥행 결과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호프’는 한국시장을 넘어 해외까지 겨냥해 기획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호프’는 해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데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해외 선판매가 잘됐다는 점이 기대를 키울 만도 했다.

'호프'는 200개 국에 선판매돼 총액 기준 한국 영화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호프'는 200개 국에 선판매돼 총액 기준 한국 영화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프’는 200개 국 가량에 선판매됐다. 영화계에선 이 숫자를 해외에 영화를 팔 수 있는 최대치로 여긴다. 한국 영화 해외 선판매국가 수 1위는 ‘기생충’(2019)과 ‘어쩔수가없다’(2025)가 공동으로 차지하고 있다. ‘호프’는 1위에 육박하는 수치를 달성한 셈이다. 해외 선판매 총액은 더 놀랍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호프’의 해외 선판매 총액이 한국 영화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구체적 수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선판매 총액이 제작비의 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호프’의 제작비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영화가 제작에 들어갈 무렵 영화계 추정 제작비는 450억 원이었다. 이후 제작비가 늘어 650억 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한때 영화계에 돌기도 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업계에 떠도는 제작비 추정액은 풍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예상했던 제작비를 넘어섰으나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정도만 밝히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호프’ 순제작비(마케팅비 등 개봉 비용 제외)가 5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중급 이상 영화의 개봉 비용이 보통 30억 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호프’의 총제작비는 53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순제작비를 450억 원으로 봐도 총제작비가 480억 원은 된다. 총제작비가 530억 원이면 국내 극장 기준으로 관객 1,100만 명 정도는 들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총제작비가 480억 원이라면 관객 1,000만 명 가량이 손익분기점이 된다. ‘호프’에게 해외시장 조준은 선택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

출발은 대작 드라마였던 ‘호프’

'호프'는 당초 6부작 드라마로 기획됐으나 난관에 봉착하면서 영화화로 방향을 틀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호프'는 당초 6부작 드라마로 기획됐으나 난관에 봉착하면서 영화화로 방향을 틀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호프’는 당초 드라마로 기획됐다. 나홍진 감독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6부작으로 각본을 썼다. 국내 한 투자배급사가 초기 비용을 댔다.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각본을 두고 갈등이 생겼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외계행성과 외계인 위주 이야기 전개를 지구와 인간 중심으로 바꾸고 싶었다. 수정 요구와 거부가 이어지며 결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발을 뺐다. 국내 투자배급사만으로는 1,000억 원짜리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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