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암살자(들)', 기자들이 봐야 할 영화

요약
  •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보수 언론이 역사 왜곡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미디어오늘 기자들은 이를 진실을 좇는 언론 영화로 평가하며, 정치권과 조선일보의 태도가 진영에 따라 이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 장동혁과 조선일보는 닮은 꼴?… ‘암살자(들)’이 논란 된 이유는? ▲2026년 10월 1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 이미지 ▲2026년 10월 1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 이미지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 삼은 영화 '암살자(들)'을 놓고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암살자(들)'은 기존 사건과 이후 불거진 의혹 등을 소재로 군부독재의 탄압 속에서 진실을 좇는 한 형사와 기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비슷한 시기 벌어진 육 여사 사건과 자유언론실천선언, 서울 지하철 개통식 등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각색하고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킨 창작 영화다. 1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미오내 라이브)에선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언론의 보도 양상, 실제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이뤄진 배경 등을 다뤘다.

아직도 공식 사과하지 않은 두 신문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는 "이 영화는 역사 영화라기보다 언론 영화"라고 강조했다. 영화에선 육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한 진실을 보도하려는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하고 중앙정보부(중정) 등 국가정보기관의 기관원 출입을 막아서는 이야기로 흐른다.

그러나 실제로 동아일보 기자들은 1971년 언론자유수호 선언을 시작으로 수년에 걸쳐 정권에 맞섰고, 1974년 10월 송건호 당시 편집국장 등이 중정으로 연행된 일을 계기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통해 "불법연행이 자행되는 경우 그가 귀사할 때까지 퇴근하지 않기로 한다"고 밝힌다. 이후 역시 해직 사태를 겪은 조선일보을 비롯해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 일주일 간 30여 개 언론사의 언론인들이 동참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끝내 자사 기자들을 대량 해직시켰다. 해직기자들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해 투쟁했고 상당 기간 취업불허 대상자로 분류돼 감시와 통제를 받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지금까지도 공식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풀리지 않은 조선일보 미스터리 '암살자(들)'은 제목처럼 범인이 과연 문세광(극중 문태광) 뿐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일례로 사건 당시 수사본부 일원이었던 이건우 서울시경 감식계장이 1989년 '월간 다리'와 양심선언 인터뷰를 하면서 "육 여사는 문세광 총에 죽은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주장이 여러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2005년 사건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된 때에는 비표도 없던 문세광이 검문을 받지 않고 총기를 소지한 채 경축식에 들어간 점, '7발의 총성과 행방불명인 2발'에 대한 의혹, 또다른 저격수가 존재했을 가능성, 중정 배후설 등 의혹 내지 음모론이 역시 다수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특히 그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이 관련자 취재와 영상·총성 분석 등을 통해 제기한 의문들이 화제가 됐다. 이후로도 육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2021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다뤄져왔다.

정철운 기자는 육 여사 사건 관련 의혹의 중심에 조선일보가 있다고 짚었다. 사건 다음날이자 문세광이 자백하기 전으로 기록된 1974년 8월16일 아침, 조선일보가 저격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이 중에는 문씨가 일본 파출소에서 훔친 권총 중 한 자루를 항구에 버렸다는, 훗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2005년 MBC 인터뷰에서 당시 검사(김기춘·극중 김학수)는 '8월16일에는 기록이 없을 것'이라 했고, 당시 수사본부장은 '중정에서 입수한 사실을 수사본부가 발표한 것처럼 쓴 것 같다'고 했다.

장동혁과 조선일보는 닮은 꼴?… '암살자(들)'에 아쉬운 점은? '암살자(들)'은 육 여사 피격 사건이 단독 범행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남기면서도 그 배후를 특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중정으로 상징되는 권력이 개입했을 여지를 군데군데 암시한다. 국익과 진실이라는 가치를 두고 대립하는 인물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영화가 '박정희 배후설'로 역사를 왜곡했다며 상영중단을 요구하고, 감독과 출연 배우들, 영화에 호평을 남긴 연기자들까지 비난하고 있다. '암살자(들)'을 앞장서 비난하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진숙 의원은 각각 국가권력에 의해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제주4·3을 왜곡한 '건국전쟁2',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와 독재 책임을 축소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옹호한 바 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이번 영화에서 형사 역할을 연기한 유해진 배우를 '북한상'이라며 조롱했다.

금준경 기자는 과거 장 대표가 '건국전쟁2'를 직접 관람하면서, 역사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중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되짚었다. "진영에 따라 유리하면 표현의 자유와 다양한 해석이 필요한 것이고, 불리하면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암살자(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언론사 중 한 곳인 조선일보를 두고 "영화가 논란이 되니까 '서울의 봄'이나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엮어서 역사왜곡이라는 프레임으로 집어넣었는데 '건국전쟁'을 대하는 태도와 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정치적"이라며 "장동혁 대표를 조선일보가 비판을 많이 하지만 이런 건 닮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암살자(들)'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금 기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 같은 작품이 스스로 허구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암살자(들)'은 실제 사건과 관련이 클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비교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역사물'로 보기는 어렵고, 정치권에서 문제를 삼는 행태는 황당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유튜브 '미디어오늘'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미오내 라이브'는 매주 월, 수, 목 오전 11시에 진행한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