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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대출 유리한 15억 이하에 실수요자 몰려”

요약
  •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15억 원 이하 물건을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몰리며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전문가들은 경매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수단이지만, 감정가 외에 시세와 권리관계, 추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현 전문위원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안 돼… 합리적 가격에 내 집 마련 가능”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박해윤 기자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박해윤 기자
“하락장에서는 경매로 시세보다 20%가량 싸게 살 수 있다. 지금은 그보다 할인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살 수 있는 시장이다. 최근 집값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무작정 자금을 모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마련해 실거주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매·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서 경매시장을 분석해온 이주현 전문위원이 9월 29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올해 서울에서 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70%가 실거주를 전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전문 투자자들의 ‘선수 리그’로 여겨지던 경매에 내 집 마련 수요가 가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인기 지역에서는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웃돌고, 경매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위원은 실수요자가 경매에 나설 때 감정가만 믿기보다 시세와 권리관계, 추가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아파트는 신건부터최근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전국적으로 경매 진행 건수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나 시중은행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물건이 경매시장에 나오는데, 지금이 그런 시기다. 전국 낙찰률은 30%대, 낙찰가율은 80%대다. 신규 물건이 계속 유입되면서 수요자가 물건을 선별해 사는 분위기다.

서울은 조금 다르다. 낙찰률은 전국과 마찬가지로 30%대지만, 낙찰가율은 8월 전까지 4개월 연속 100%를 넘었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똘똘한 한 채’ 선호까지 맞물리면서 지방의 현금 자산가들이 서울 아파트를 계속 사들였다.

최근에는 실수요자가 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몰리는 추세다. 상반기 마포·성동구에서 나타난 강세가 동작·성북구를 거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매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사례도 종종 있다. 호가가 워낙 높다 보니 이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산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경매는 대출이 잘 나온다는 인식이 있던데.

“경매라고 해서 대출이 더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경락잔금대출도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이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이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KB시세나 법원 감정가 등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받으면 같은 LTV를 적용하더라도 낙찰가 대비 대출 비중이 커지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초보자가 물건을 고를 때는 신건과 한두 차례 유찰된 물건 중 어느 쪽을 보는 게 유리한가.

“요즘처럼 실수요자가 많이 참여하는 시장에서는 한두 차례 유찰된 물건부터 살펴보는 게 좋다. 다만 유찰된 물건만 찾다 보면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감정가가 현 시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서 신건 감정가가 이미 시세보다 낮을 때도 있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나 단지라면 오히려 신건부터 살펴보는 편이 좋다. 일찍 물건을 분석해두면 적정 낙찰가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계산해볼 여유가 생긴다.”

명도 90%는 원활히 해결돼권리분석이 어려워 경매를 꺼리는 사람도 많은데.

“주택, 특히 아파트는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물건이 많아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10건 가운데 한두 건 정도는 권리관계가 복잡하다. 아파트보다 상가나 토지에서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

복잡한 등기부등본을 촬영해 인공지능(AI)에 권리분석을 맡기는 사람도 있는데, 믿을 만한가.

“직접 해봤는데 비교적 정확했다. 웬만한 내용은 분석하더라. 그렇다고 AI 분석 결과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놓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배당 요구를 했다가 철회한 경우나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지위 양수/양도 제한 같은 문제다. 유치권도 마찬가지다. 아파트에 신고된 유치권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많은데도 초보자는 유치권이라는 말 자체에 겁부터 먹곤 한다.

미납 관리비도 주의해야 한다. 이전 점유자가 관리비를 체납한 경우 공용부분 관리비는 낙찰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얼마나 되겠느냐’고 얕보기 쉽지만, 실제 미납액이 1000만 원을 넘는 사례도 있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낙찰받으면 이후 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아파트 입찰가를 정하는 요령이 있다면.

“우선 경매는 내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집 상태가 최악이라는 가정 아래 입찰가를 산정하는 게 좋다. 낙찰 후 들어갈 인테리어나 수리 비용까지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인근에서 비슷한 아파트가 얼마에 낙찰됐는지도 과거 사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당 지역 할인율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심 지역의 과거 낙찰가를 실거래가나 현재 호가와 비교해 통상 어느 정도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물건을 시세보다 10% 저렴하게 산다면 만족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고, 명도 비용 등도 고려해 최종 입찰가를 정해야 한다.”

초보자는 명도를 부담스러워하는데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은가.

“현장에서 보면 명도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 일이라 90%는 협상으로 잘 마무리된다. 보통 낙찰대금을 완납한 뒤 2~3개월을 명도 기간으로 잡는다. 사실 낙찰받기 전에 입주 날짜를 촉박하게 정해놓아선 안 된다. 예를 들어 기존 전세계약이 끝나 한 달 안에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마음이 조급해져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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