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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만원 아기의자, 일본선 40만원대…‘트립트랩’ 손품 파는 부모들 [이혜리의 맘대로 산다]

요약
  • 육아 필수품으로 꼽히는 스토케의 '트립트랩'이 국내에서 잇따라 가격이 인상되면서, 부모들 사이에서 일본 직접 구매나 해외직구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 해외 구매 시 가격은 국내보다 저렴하지만 제품 구성, 배송비, 관세, AS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올해 가격 또 인상…하이체어 단품 43만원
가격 올라도 수요 여전…구매처 따라 보증·AS 차이
트립트랩 시그니처 월넛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 사진. [사진 스토케] 트립트랩 시그니처 월넛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 사진. [사진 스토케]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게 됩니다. 기저귀와 분유부터 유모차·카시트·장난감까지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이혜리의 맘대로 산다’는 직접 써본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부모들의 지갑을 움직이는 새로운 제품과 소비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육아용품을 넘어 유통·패션·식품·콘텐츠 등 아이를 둘러싼 시장과 기업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합니다. 엄마(Mom)의 시선으로 직접 써보고, 따져보고, 맘대로 사봅니다. <편집자주>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의 ‘트립트랩’은 기자가 출산 전부터 주변에서 필수 아이템이라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막상 제품 가격을 듣고 보니 구매가 망설여지는 수준이다. 

국내 공식 수입 제품은 하이체어 단품이 43만원이다. 이유식을 먹는 아이에게 필요한 베이비세트를 더하면 59만원, 트레이까지 포함한 ‘이유식 세트’는 68만원이다. 신생아 때부터 사용할 수 있는 뉴본세트까지 추가하면 가격은 91만원까지 올라간다. 

아기의자 하나에 60만~90만원을 써야 할까. 고민하며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하면 또 다른 선택지가 눈에 들어온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다. 같은 제품인데 구매 국가와 판매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적지 않다.
일본에 직접 가서 트립트랩을 사오는 방법이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일본에 직접 가서 트립트랩을 사오는 방법이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일본 가서 사 오는 부모들

트립트랩은 육아 커뮤니티에서 해외 구매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되는 제품 중 하나다. 어느 국가에서 사는 게 저렴한지부터 할인 시기와 환율, 배송비까지 비교한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온라인몰에서도 공식 수입 제품과 해외 판매자가 공급하는 제품이 함께 팔린다. 현재 국내 백화점에서 공식 수입 트립트랩 하이체어 단품을 사려면 43만원, 베이비세트와 트레이까지 포함하면 68만원이 필요하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해외에서 공급되는 제품이 20만원대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직구 대신 해외여행을 활용하는 부모들도 있다.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가까운 일본의 현지 판매처와 재고, 구매 방법을 공유하거나 여행을 앞두고 제품을 예약해 직접 가져왔다는 경험담을 찾아볼 수 있다. 배송비가 드는 직구 대신 여행 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올해 한 차례 더 올랐다. 스토케는 지난 2월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트립트랩 가격을 인상했다. 하이체어 단품은 40만원에서 43만원으로 7.5% 올랐다. 베이비세트를 포함한 제품은 54만5000원에서 59만원, 트레이까지 포함한 제품은 63만원에서 68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가격이 올랐지만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토케코리아는 구체적인 국내 판매량과 성장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가격 조정 이후에도 트립트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립트랩을 둘러싼 가격 비교는 요즘 부모들의 육아 소비 방식을 보여준다. 원하는 제품을 먼저 정한 뒤 백화점 할인과 카드 행사, 온라인몰 쿠폰, 해외 구매 등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구매 방법을 찾는다. 육아 커뮤니티에서 특정 제품의 ‘핫딜’이나 해외 구매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는 것도 이런 소비 방식과 맞닿아 있다.

트립트랩은 가격만 보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언급되는 데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972년 출시된 트립트랩은 아이의 성장에 맞춰 좌판과 발판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신생아용 뉴본세트를 사용하면 출생 직후부터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몰에서 스토케 ‘트립트랩’ 해외 판매 제품과 국내 백화점 공식수입 제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판매가격은 제품 구성과 판매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사진 네이버 쇼핑 캡처] 국내 온라인몰에서 스토케 ‘트립트랩’ 해외 판매 제품과 국내 백화점 공식수입 제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판매가격은 제품 구성과 판매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사진 네이버 쇼핑 캡처]
20만원대면 정말 쌀까…구성·세금·AS 따져보니

그렇다면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날까. 국내에서 68만원에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게 하이체어와 베이비세트, 트레이를 모두 구매한다고 가정해 봤다.

일본 공식 판매가격은 세 가지 제품을 합쳐 5만3350엔이다. 100엔당 900원 안팎의 환율을 적용하면 약 48만원이다. 국내 공식 수입 제품보다 약 20만원 저렴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소비세 면세 혜택을 받는다면 실제 부담액은 44만원 안팎까지 내려간다. 국내 가격과 비교하면 약 24만원 차이다.

국내로 가져올 때 추가로 내야 할 세금도 없다. 트립트랩 외 다른 해외 구매품이 없다는 전제에서 44만~48만원은 여행자 휴대품 기본 면세범위인 800달러(약 110만원)에 못 미친다. 이미 일본 여행이 예정돼 있다면 직접 사오는 것이 가격만 놓고 보면 가장 저렴한 셈이다.

해외직구는 계산이 조금 복잡해진다. 온라인에서 20만원대 제품을 발견했더라도 국내에서 68만원에 판매하는 제품과 구성이 같은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의자 단품이라면 베이비세트와 트레이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 배송비가 추가된다.

세금도 따져야 한다. 해외직구 물품은 150달러(약 20만원)를 넘으면 면세 대상에서 벗어나 물품가격과 운임 등을 합한 총과세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제품가격이 40만원대라면 국제 배송비와 관·부가세까지 더해져 화면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 부담액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사후관리(AS)도 구매처를 결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국내 공식 수입 제품과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의 보증 조건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케코리아 관계자는 “해외직구 제품에는 국내 공식 판매처에서 구매한 제품과 동일한 범위의 공식 보증과 AS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현재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AS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교해야 할 것은 68만원과 온라인에 표시된 20만원대 가격표만이 아니다. 같은 이유식 세트를 기준으로 하면 국내 공식 수입 제품은 68만원, 일본에서 직접 구입하면 40만원대 중후반이다. 해외직구는 제품 구성과 배송비, 세금을 더한 최종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기자 역시 트립트랩을 사기 위해 국내 공식 수입 제품과 해외 판매 제품 사이를 여러 번 오갔다. 일본에서 직접 사 오는 방법까지 더해져 선택지는 더 많아지고 있다. 아기 의자 하나를 사는 데 며칠씩 검색창을 들여다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손품’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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