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변비에 시달리던 70대 남성이 집에서 관장을 하다 장이 파열된 사례가 보고됐다. 오른쪽 하단 사진은 횡격막 아래로 새어 나온 공기.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오른쪽 하단 사진=외과증례보고저널(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만성 변비에 시달리던 70대 남성이 집에서 관장 호스를 수도꼭지에 연결해 직접 관장을 시도한 뒤 대장 파열로 응급 수술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높은 수압으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장이 손상된 것으로 판단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국립의과대학 연구진은 이 사례를 《외과증례보고저널(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수도꼭지에 호스 연결해 셀프 관장 시도, 직후 심한 복통 시작
환자는 71세 남성으로, 집에서 스스로 관장을 한 직후 배 전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관장 기구의 주입구를 항문에 넣고 호스를 욕실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실수로 수도꼭지를 끝까지 틀었고, 많은 양의 찬물이 강한 수압으로 직장에 밀려 들어갔다. 남성은 평소 만성 변비로 일반의약품 변비약을 자주 복용했으며, 허혈성 심장질환과 고혈압, 비만도 있었다.
통증이 시작된 지 2시간 만에 응급실을 찾았을 때 배는 심하게 부풀어 있었고, 눌렀을 때 통증이 있었으며, 복부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맥박은 분당 121회로 빨랐다. 복부 초음파에서는 배 안에 고인 액체가, 엑스레이에서는 복강으로 새어 나온 공기가 횡격막 아래에 모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장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 보고 응급 수술에 나섰다.
S자결장 찢어져 복강 안에 대변 퍼져
수술 과정에서 대장의 한 부분인 S자결장에 길이 5cm의 파열이 발견됐다. 찢어진 곳은 장을 지지하는 조직인 장간막이 있는 쪽이었으며, 새어 나온 대변이 복강 안 곳곳을 오염시킨 상태였다.
의료진은 손상된 S자결장 일부를 절제한 뒤, 장의 한 쪽 끝을 복부 밖으로 연결해 장루를 만들었다. 항문 쪽에 남은 장은 끝을 봉합했다. 복강을 세척하고 배액관을 삽입했으며, 수술 후에는 항생제를 정맥으로 투여했다.
환자는 수술 후 8일째 퇴원했다. 한 달 뒤 추적 관찰에서도 수술 상처나 장루와 관련된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수술 6개월 뒤 장루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수압이 장 파열 원인으로 추정
연구진에 따르면 관장으로 인한 장 손상은 기구 끝이 장벽을 직접 찌르거나, 주입된 물의 압력이 지나치게 높아 장이 파열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환자는 아래쪽 직장에 기구로 인한 상처가 없었지만, 그보다 위에 있는 S자결장이 길게 찢어져 있었다. 절제한 장의 조직검사에서도 게실염이나 암, 허혈성 괴사 등 장벽을 약하게 만들 만한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러한 소견을 근거로 수도꼭지에서 나온 강한 수압이 파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장 아래쪽에 정체된 변이 손상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특히 일반적으로 압력에 의한 파열이 생기는 위치와 달리, 장간막이 붙어 있는 쪽이 찢어졌다는 점이 이례적이었다.
장에 구멍이 생기면 대변이 복강으로 새어 나와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손상 부위와 크기, 복강 내 오염 정도,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 환자처럼 대변이 복강에 퍼진 경우에는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치료가 지연되면 복막염이나 패혈증이 악화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