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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특별한 포유류 박쥐, 약 6500만년 전 유럽서 기원"

요약
  • 국제공동연구팀 '배트1K 컨소시엄'이 박쥐 유전체와 화석을 분석한 결과, 박쥐는 약 6500만 년 전 유럽에서 기원해 전 세계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 비행과 반향정위 능력은 진화 초기부터 자리 잡아 다양한 종 분화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번 연구 데이터는 향후 인간의 노화 및 면역 연구에도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nature 제공 nature 제공 이번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는 나탈긴가락박쥐(학명 Miniopterus natalensis) 무리가 공중에 모여 있는 장면이 담겼다. 박쥐는 날갯짓을 해 비행하는 유일한 포유류로 초음파의 반사를 이용해 주변 물체의 위치나 특성을 확인하는 반향정위로 이동하며 겨울잠을 자는 등 독특한 생활사를 보여준다. 박쥐가 어느 지역에서 처음 등장했고 현대 박쥐 집단이 진화적으로 어떻게 연관됐는지 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64개국 137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배트1K(Bat1K) 컨소시엄' 국제공동연구팀은 박쥐 유전체 103종과 화석 44점을 종합 분석해 박쥐의 진화 역사를 재구성하고 연구결과를 23일(현지시간) 네이처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박쥐는 약 6500만년 전 유럽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박쥐 집단은 아프리카로 이동해 유럽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진 뒤 아시아와 아메리카, 호주 등으로 확산했다는 추정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등에서 박쥐가 처음 등장했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결과다.

반향정위 능력도 진화 초기에 등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계통 분석 결과 고대 박쥐인 '비엘라시아(Vielasia)'가 박쥐 진화계통수에서 가장 오래된 분기점에 속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박쥐의 동력 비행과 반향정위 능력이 박쥐 진화 초기부터 자리잡았음을 시사한다"며 두 특성이 이후 6500만년간 박쥐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수많은 종으로 분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쥐는 전체 포유류 종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연구팀이 구축한 박쥐 유전체·진화 계통 자료는 박쥐가 몸집에 비해 수명이 길고 여러 질병에 높은 저항성을 보이는 이유를 밝히는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장수·면역·질병 저항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으면 향후 인간의 노화·면역 연구에도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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