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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 외치는데…LH 임대주택 1만가구, 2년 넘게 ‘빈집’

요약
  •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중 상당수가 입주자를 찾지 못해 수년째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비수도권 소형 평형과 행복주택을 중심으로 공실이 장기화되면서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어, 입주 자격 완화와 평형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지적되고 있다.
6개월 이상 4만6797가구·2년 이상 장기 공실 9941가구

전용 40㎡ 미만 장기 공실 6267가구…전체의 73.0%

건설임대 공실률 상위 30개 중 비수도권 26곳·행복주택 22곳

소득·자산·계층 제한에 수요 한계…일반유형 전환시 계약률 74.6%↑
◆…서울 성북구 동선동과 돈암동 일대 아파트와 다세대·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동선동과 돈암동 일대 아파트와 다세대·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의 모습. 연합뉴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중 상당수가 수년째 입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6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 있는 LH 공공임대주택은 총 4만6797가구로 집계됐다. 건설임대가 3만8493가구, 매입임대가 8304가구다.

이 가운데 임대차 계약조차 맺지 못한 채 2년 이상 완전히 비어 있는 '장기 공실 주택'은 9941가구(건설임대 8590가구, 매입임대 1351가구)로 전체 6개월 이상 공실의 약 21.2%를 차지했다. 3년 이상 공실 상태인 주택도 4668가구에 달했다.

특히 정부가 도심 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확대해온 매입임대주택에서 공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6개월 이상 공실인 매입임대주택은 2022년 4587가구에서 지난해 6186가구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8304가구까지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717가구, 81.0%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올해 7월 기준 2118가구(34.2%) 많다.

장기 방치 사례를 세부적으로 보면 부산 북구의 한 매입임대주택(1991년 사용승인)은 97.3개월(약 8년 1개월) 동안 공실로 남아 있다. 공실 기간 상위 30개 주택 가운데 7년 이상 방치된 주택이 3가구, 6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도 20가구나 됐다.

장기 공실은 소형 주택에서 많이 발생했다. 건설임대 가운데 2년 이상 공실인 8590가구를 면적별로 보면 전용 40㎡ 미만이 6267가구로 73.0%를 차지했다. 전용 40~50㎡ 미만은 1202가구(14.0%), 50㎡ 이상은 1121가구(13.1%)였다.

공급이 집중된 소형 평형이 오히려 장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난 셈이다.

입지와 공급 유형의 편중도 뚜렷했다. LH가 집계한 건설임대 공실률 상위 30개 단지 중 26곳이 비수도권에 몰려 있었으며, 이 중 청년·신혼부부를 타깃으로 한 '행복주택'이 22곳에 달했다.

지방도시의 인구 유출과 대중교통 여건, 청년층 인구 부족 등이 공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행복주택처럼 입주 대상이 청년과 신혼부부 등 특정 계층으로 제한된 유형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자격을 갖춘 수요층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입주 문턱을 낮춰 수요층을 넓히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LH가 올해 4월 6개월 이상 미임대 상태였던 매입임대주택 1009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자격을 완화해 공급한 결과 753가구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률은 74.6%였다. 기존에 청년·신혼·신생아Ⅰ·고령자·다자녀 등으로 제한했던 일부 물량을 일반유형으로 전환해 입주 가능 계층을 확대하는 방식이었다.

◇ 빈집 늘자 비용도 눈덩이…LH, 자격 완화·리모델링으로 해소 나서

공실 증가는 LH의 재정 부담으로도 이어졌다. 주택이 비어 있더라도 엘리베이터 운영과 시설 유지 등을 위한 관리비가 발생하고 임대료도 회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매입임대주택의 임대료 미회수 추정액은 55억1000만원, 공실 관리비는 15억1000만원으로 합계 70억2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63억2000만원보다 11.1% 증가했으며 2020년 43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61.0% 늘었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된 공실 관련 임대료 미회수 추정액은 293억8000만원, 관리비는 85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LH는 2020년 말 이후 임대료와 관리비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입이 늘어난 점을 비용 상승 요인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주 자격 완화와 리모델링 등 공실 해소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LH가 올해 4월 6개월 이상 미임대 상태였던 매입임대주택 1009가구의 입주 자격을 일반 유형으로 완화해 재공급한 결과 753가구가 계약해 계약률 74.6%를 기록했다. 또한 김포양곡5단지와 김해율하2 3단지 등에서는 전용 16㎡ 두 세대를 하나로 합쳐 주거공간을 넓히는 평형 확장 리모델링 사업도 추진 중이다.

유상범 의원은 "정부가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대책을 쏟아내는 와중에 이미 수천억원의 국비를 들여 지어놓은 공공임대가 외면받아 수년째 빈집으로 방치되는 것은 심각한 정책 모순"이라며 "실질적인 수요 예측 없는 숫자 채우기식 공급 방식을 버리고 실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평형 확대와 유연한 자격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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