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익적 보도에 해당”
지난 7월에도 유사 소송 2심 패소
장대호. [연합][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장대호가 과거 자신의 온라인 게시글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장대호는 “언론이 범행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공개해 권리를 남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4부(부장 이원중)는 장대호가 언론사 3곳을 상대로 총 4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지난달 3일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장대호가 부담하라고 했다.
장대호는 지난 2019년 8월 자신이 근무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이 시비를 걸었다는 이유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지난 2020년 7월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해당 언론사들은 장대호의 신상이 공개된 직후 과거 그가 온라인 게시판에 익명으로 남긴 글에 대해 보도했다. 장대호는 지난 2007년 학교폭력에 시달려 고민이라는 학생에게 “싸움을 안 하겠다는 건 영원히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계약”이라는 등 조언 글을 남겼다.
이어 모텔 진상 손님 대처법이라며 자신이 올린 글에선 “흉기 이야기를 하며 상대를 위협하면 된다”며 “원하지 않는 손님은 폭력을 써서라도 쫓아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장대호는 지난해 10월, 언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장대호는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범행과 무관한 내용에 관해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비밀을 부정한 수단으로 알아내 보도했다”며 “개인정보 침해 및 누설에 해당한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장대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심에 이어 이번에 2심 재판부도 장대호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해당 기사 내용으로 원고(장대호)의 범행 경위를 유추해볼 수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범죄예방 및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공익적 보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터넷 게시글이 익명이긴 했지만 언론은 공익을 위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관해 보도할 책무가 있다”며 “원고가 유죄 판결을 받은 형사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언론사들의 취재 과정, 방법이 위법했거나 취재 범위를 벗어나 사실을 확대, 왜곡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을 고려했을 때 원고의 해당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사 내용은 원고에 관한 사실을 새롭게 적시했다기 보다는 사실관계를 설명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며 “사생활의 비밀 등 인격권에 대한 일부 제한이 있다 하더라도 해당 기사로 인해 새롭게 발생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지난달 23일에 확정됐다. 2심 판결에 대해 장대호가 불복하지 않았다.
한편 장대호는 다른 언론사를 상대로 낸 비슷한 취지의 소송의 2심에서도 지난 7월 패소했다. 해당 재판부는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가 없다”며 장대호 패소로 판결했다. 장대호는 또 교도소에서 TV 시청을 제한했다며 교도소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