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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마이크론은 메모리 순풍 예고, 삼전닉스 영업익 180조 다가간다 [반도체 투자 리포트]

요약
  •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AI 수요 확대와 HBM 증산에 따른 범용 D램 공급 부족으로 당분간 반도체 업계의 공급자 우위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기대 웃돈 실적·가이던스로 실적시즌 개막
“공급 부족 기반 업사이클 더 길어질 것”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10조·SK하이닉스 78조 추산
환율 하락·AI 속도조절론에도 ‘공급자 우위’ 지속
HBM4·범용 D램 ‘쌍끌이’… 2028∼2029년 업황이 관건


메모리 업황의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으며 반도체 실적 시즌의 막을 올렸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호황의 지속을 예고하면서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두 회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80조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510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615억달러로 시장 전망보다 높았고, 마이크론은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2027 회계연도에도 기록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첫 ‘분기 100조’, SK하이닉스 이익률 80% 육박
 
마이크론이 확인한 메모리 순풍은 국내 ‘투톱’의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204조5704억원, 영업이익은 110조57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00억원)의 2.5배가 넘는 금액을 한 분기에 벌어들이는 셈이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257조원을 넘어서고, 연초 목표였던 연간 300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99조3949억원, 영업이익 78조802억원이 예상된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78.6%다. 국내 제조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이 5∼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가격 급등이 생산 비용을 크게 앞지르며 제조업의 상식을 깨는 이익률을 만들어낸 것이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하면 188조원을 웃돈다.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상반기 1400∼1500원을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대까지 내려왔다.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반도체 기업에 환율 하락은 원화 환산 실적을 깎아먹는 악재지만, 고환율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서도 3분기 이익 규모는 오히려 불어났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환율 하락분을 메운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3∼18%, 10∼15% 뛸 것으로 예측했다.
 
AI 속도조절론도 실적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지난 8월 앤트로픽을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가 번졌지만, 다른 AI 개발사들이 동조하지 않으면서 동력을 잃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당국이 개발 경쟁을 독려하면서 HBM은 물론 DDR5·LPDDR5X 같은 범용 D램, 기업용 SSD 수요까지 폭증하고 있다. 메모리 3사의 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이천본사 전경. 뉴시스
◆HBM이 범용 D램 잠식… ‘공급 절벽’ 온다
 
향후 실적의 열쇠는 HBM4와 범용 D램이다. KB증권은 HBM 생산 확대가 전체 D램 생산능력을 빠르게 갉아먹으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피할 수 없는 구조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 중 HBM 비중이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봤고, 이에 따라 범용 D램 생산능력 비중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65%, 내년 59%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범용 D램보다 웨이퍼를 3배 이상 소모하기 때문에 증산할수록 범용 제품 공급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HBM4 공세도 본격화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 매출 중 HBM4 비중이 올해 40%에서 내년 80%로 두 배가 되고, HBM 판매가격도 내년 100%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주요 고객사향 HBM4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안팎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부족 흐름이 이어지며 국내 메모리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2027∼2028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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