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직 전 동종 사건 기소유예 전력…텔레그램 잠입수사 끝에 현직 경찰관 구속
◇텔레그램방 유포. 사진=연합뉴스(기사와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지인을 나체로 표현한 허위 영상물을 만들고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적 허위 영상물을 유포한 현직 경찰관이 다른 경찰의 잠입수사 끝에 구속됐다.
이 경찰관은 경찰에 입직하기 전에도 동종 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이후 경찰관이 된 뒤에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A경장은 성 착취물·허위 영상물 소지와 허위 영상물 제작·반포 등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A경장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부산경찰청이 지난해 12월 허위 영상물이 유포되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대상으로 신분 위장 수사에 착수하면서다.
부산경찰청은 법원 허가를 받아 수사관의 신분을 숨긴 채 대화방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추적했다.
위장수사는 ‘N번방’·‘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2021년 9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에 따라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성폭력처벌법을 근거로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수개월간 잠입수사를 벌인 경찰은 불법 영상물을 유포한 인물을 특정했고,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과에서 근무하던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8월 A경장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허위 영상물 3개를 반포했다는 내용이었지만,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범행 규모는 크게 늘어났다.
휴대전화 등에서는 허위 영상물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까지 다량 발견됐다.
경찰이 파악한 A경장의 소지 영상물은 허위 영상물 2천600여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1천600여개, 불법 촬영물 1천300여개 등 모두 5천600여개에 달했다.
A경장은 불법 영상물을 단순히 소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제작하거나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22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AI 앱을 이용해 지인을 나체로 표현한 허위 영상물 400여개를 제작했으며,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불법 촬영물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허위 영상물 수십 개를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A경장이 경찰에 입직한 시점은 2024년 4월이다.
이에 따라 경찰 입직 약 2년 전부터 시작된 범행은 경찰관이 된 뒤에도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A경장은 입직 전에도 동종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 한 차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뒤에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대문경찰서는 “부산경찰청의 수사 개시 통보 직후 A경장을 대기발령 조처했으며, 현재는 직위해제된 상태”라며 “자세한 혐의와 수사 경위 등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