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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주말에 몰아 자면 '수면 빚' 갚을 수 있을까

요약
  • 미국 연구팀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도록 유도하는 뇌의 신경회로를 규명한 가운데, 국내 연구에서는 평일 수면이 부족하고 주말에 2시간 이상 더 자는 청년일수록 우울증과 번아웃 등 정신건강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전문가들은 주말 늦잠에 의존하기보다 평소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주말에 몰아자는 습관, 정말 효과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주말에 몰아자는 습관, 정말 효과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평일에는 출근 준비로 일찍 일어나고, 주말에는 알람을 끄고 늦잠을 즐긴다. 부족한 잠을 주말에 한꺼번에 보충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정말 그럴까. 최근 연구에서는 잠이 부족할 때 뇌가 더 깊고 긴 수면을 유도하는 신경회로가 발견됐다. 반면 평일에 잠이 부족하면서 주말에 몰아서 자는 청년들은 우울증과 번아웃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부족한 잠을 갚아라…뇌가 유도하는 '회복 수면'

평소보다 적게 자거나 오랫동안 깨어 있다가 잠들면 유난히 깊고 오래 자는 경우가 있다. 잠이 부족해지면 이른바 '수면 빚'이 쌓이고, 우리 몸은 수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더 깊고 긴 잠을 유도한다. 미국 연구팀은 이러한 회복 수면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회로를 밝혀냈다.

마크 우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신경학과 교수팀은 장시간의 각성 상태가 회복 수면을 촉진하는 신경회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2025년 6월 1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이상수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쥐 뇌의 시상핵 재결합부(mRE)에서 수면이 부족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집단을 발견했다.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자 쥐는 수 시간 뒤 더 깊고 긴 수면을 취했다. 신경세포가 즉시 잠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도록 수면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의미다. 해당 신경세포의 활동은 깊은 수면 중에는 감소했다.
연구팀은 쥐 뇌의 시상핵 재결합부(mRE)에서 수면이 부족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집단을 발견했다. 생성형 AI 제작 연구팀은 쥐 뇌의 시상핵 재결합부(mRE)에서 수면이 부족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집단을 발견했다. 생성형 AI 제작

흥미롭게도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잠들기 전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경세포가 활성화된 쥐는 수면에 앞서 둥지를 만들거나 털을 고르는 등 설치류 특유의 행동을 활발하게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수면 부족과 회복 수면의 관계를 이해하고, 과수면증 등 수면질환의 원리를 밝히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 주말에 2시간 더 잤더니…우울증 증상 위험 1.9배

뇌가 부족한 잠을 보충하도록 작동한다면 평일에 쌓인 수면 빚도 주말 늦잠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국내 연구에서는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가 큰 청년일수록 정신건강 지표가 좋지 않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평일에 잠이 부족하면서 주말에 2시간 이상 더 자는 청년들에게서 이러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이요한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국무조정실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2년 실시한 '한국 청년 삶의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19~34세 청년 1만4931명의 평일·주말 수면 패턴과 정신건강 지표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2025년 9월 1일 발행된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 번아웃 경험, 우울증 증상, 자살 생각 등을 평가했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에 따라 참가자를 구분한 결과 전체의 38.5%가 평일에 평균 7시간 미만으로 자는 수면 부족 상태였다. 이들은 주말에 평일보다 2시간 이상 더 자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가 1시간 미만인 집단에서는 우울증 증상을 보인 비율이 17.7%였지만, 2시간을 초과하는 집단에서는 28.9%로 높아졌다. 평일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청년 중 주말에 2시간 이상 더 자는 사람은 우울증 증상 위험이 1.9배 높았다. 주말에 2시간 이상 추가로 잔 집단은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가 낮았으며 번아웃과 자살 생각을 경험한 비율도 높았다.
생활시간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시차로 생체리듬이 어긋나는 현상 역시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활시간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시차로 생체리듬이 어긋나는 현상 역시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평일과 주말의 큰 수면시간 차이가 평소 쌓인 수면 빚을 반영하는 지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일과 주말의 생활시간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시차'로 생체리듬이 어긋나는 현상 역시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수면 패턴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주말에 오래 자는 행동 자체가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 밀린 잠, 주말에 한꺼번에 갚으면 될까

우리 뇌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더 깊고 긴 수면을 유도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회복 기능이 평일에 쌓인 수면 부족의 영향을 모두 해결해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청년 약 1만500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평일에 잠이 부족하면서 주말에 2시간 이상 더 자는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우울증 증상과 번아웃 등 정신건강 지표가 좋지 않은 경향이 나타났다.

주말 늦잠이 정신건강을 악화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평일과 주말의 큰 수면시간 차이는 평소 수면이 부족하거나 생활 리듬이 불규칙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두 연구는 각각 회복 수면의 작동 원리와 수면 습관의 연관성을 살펴본 것으로, 주말 보충 수면의 효과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말에 얼마나 오래 자느냐보다 평일에 얼마나 충분히 자느냐다. 주말 늦잠에 의존하기보다 평소 수면 부족을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수면 관리의 출발점이다.

※참고자료
doi.org/10.1126/science.adm8203
doi.org/10.3346/jkms.2025.40.e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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