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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 걸려도…'이것 3가지'만 처분명령

요약
  • 정부는 농지 전수조사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되더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 거짓 취득 등 투기성이 명확한 3가지 유형을 제외하고는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 맹지나 경사지 등 현실적으로 경작이 어려운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은행을 통한 정상화와 대안적 활용을 추진한다.
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284만 필지 '위반 의심'
토지거래허가구역 거짓 취득 등 
3가지 유형만 특정해 처분명령 
나머지는 처분명령·이행강제금 없어
맹지·경사지 등은 정상화 추진
농지법 위반사항이 정부 전수조사에서 확인되면 무조건 땅을 팔아야 할까.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우려가 가라앉지 않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가로 설명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농지 전수조사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되더라도 투기성이 명확한 3가지 유형을 제외하면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설명자료를 통해 "맹지·경사지 등 현실적으로 경작이 어려운 농지까지 일률적으로 처분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7월 말까지 기본조사를 마친 농지는 132만㏊, 1013만 필지에 달한다. 이 가운데 27.0%인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의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현장 확인이 필요한 농지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설명자료가 나온 배경은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지 소유자들의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신문은 이날 '맹지서 어떻게 농사짓나…농지 전수조사에 경작·처분 어려운 소유주들 막막'이라는 기사를 통해 맹지나 경사지처럼 현실적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운 땅까지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되더라도 3가지 투기 유형이 아니라면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특정한 3가지 유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으로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이 부동산업을 영위한 경우 ▲경매 등을 통해 농지를 공유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다.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그래픽 | 챗GPT, 더스쿠프]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그래픽 | 챗GPT, 더스쿠프]농식품부는 "3가지 투기 유형 외에 전수조사로 파악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지 소유자가 희망하는 경우 현행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농지를 문제없는 상태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맹지나 경사지처럼 현실적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도 마찬가지다. 진입로가 없거나 경사가 심해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렵고 임차인을 찾기도 힘든 농지라면 농지은행이 관리권을 위탁받아 농지로 복구하거나 대안적인 활용방안을 찾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21일 당정협의를 통해 내놓은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의 연장선이다. 당시 정부는 실제 영농 의사 없이 농지를 취득하는 등 투기 목적이 명백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조치하되, 고령·질병·상속이나 농촌의 관행적인 임대차 등으로 농지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정상화할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설명자료에서는 그 기준을 한층 구체화했다. 전수조사에서 위반사항이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농지를 처분하도록 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고, 정부가 특정한 3가지 투기 유형과 나머지를 구분하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30일 국민의힘이 '농민수탈 농지 전수조사 현장 방문'한 충북 충주시 용두동에서 장동혁 대표 등 관계자들이 농민들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 | 뉴시스] 30일 국민의힘이 '농민수탈 농지 전수조사 현장 방문'한 충북 충주시 용두동에서 장동혁 대표 등 관계자들이 농민들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 | 뉴시스]정부는 지난 5월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전국 농지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올해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7월 말 기본조사를 마친 뒤에는 투기 농지는 철저히 조사하되 일반적인 위반사항에는 처분보다 계도 등 대안조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 조사가 시행되고 농지 소유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은 계속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관행적인 위반에 정상화 기회를 주는 후속대책을 발표했고, 이번에는 3가지 투기 유형 외에는 처분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추가 설명자료가 나왔다. 

농촌의 현실을 반영해 정책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책 발표 뒤 현장의 우려가 커질 때마다 보완이나 설명이 이어지는 모습은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는 부담이기도 하다. 농지 전수조사가 농촌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투기 농지를 가려내겠다는 당초 목표를 얼마나 지켜낼지가 앞으로 정책 신뢰를 좌우할 전망이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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