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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 불러올까 두려운 AI 이미지 가리기? 빅테크 ‘귀여운 AI’ 경쟁

요약
  •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용자가 친근감을 느끼도록 둥글고 귀여운 캐릭터 외형을 적용한 개인용 AI 에이전트와 하드웨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친근한 디자인이 AI에 대한 이용자의 경계심을 낮추고 잠재적 위험성을 가볍게 여기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메타가 내놓은 AI 에이전트 '뮤즈' 캐릭터 모습/메타 메타가 내놓은 AI 에이전트 '뮤즈' 캐릭터 모습/메타
메타가 최근 공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에는 통통한 털 인형을 닮은 캐릭터 ‘졸리(Jolly)’가 따라붙었다. 이용자가 옷을 갈아입히거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캐릭터로, 추상적인 소프트웨어인 AI를 마치 곁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처럼 표현한 것이다. 미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졸리를 인기 캐릭터 인형 ‘라부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AI가 똑똑해질수록 겉모습은 역설적으로 더 귀여워지고 있다. 과거 AI가 챗GPT처럼 화면 속 텍스트창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AI 에이전트와 전용 기기, 로봇, 로보택시 등 다양한 형태로 현실 세계에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AI를 직접 보고 만지고, 때로는 자신의 일상과 신체까지 맡기는 기술이 되면서 성능만큼이나 ‘얼마나 친근하게 받아들여지는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생소하거나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친근하게 만들고,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도록 외형과 캐릭터까지 설계하는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똑똑해질수록 귀여워지는 AI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닷츠(Dots)’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오픈AI는 지난달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에서 닷츠를 공개하면서 기존 챗봇처럼 단순한 텍스트창을 내세우는 대신 분홍색·파란색·노란색의 둥글고 부드러운 인형 같은 캐릭터를 붙였다. 사용자가 원하는 외형과 이름도 정할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올트먼은 메타의 ‘뮤즈’에 맞설 개인용 인공지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올트먼은 메타의 ‘뮤즈’에 맞설 개인용 인공지능(AI) 비서 에이전트 ‘닷츠(Dots)’를 공개했다./AFP 연합뉴스
메타는 AI 에이전트를 아예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는 ‘뮤즈 참(Muse Charm)’도 공개했다. 약 2인치 크기의 화면에 졸리가 나타나는 소형 기기로, 이용자가 센서를 누르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바로 뮤즈와 대화할 수 있다. 열쇠고리나 가방에 달 수 있는 형태다. 테크크런치는 이 제품을 이른바 ‘가꾸’(가방 꾸미기), 키링 문화와 맞물린 제품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가디언 역시 “ 가방이나 열쇠고리에 달 수 있게 해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고 표현했다. AI 하드웨어를 전자기기라기보다 패션 액세서리처럼 소비하도록 만든 것이다.

자율주행차도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Zoox)는 기존 자동차의 헤드램프와 그릴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면서 때로는 ‘화난 눈’과 같은 공격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처음부터 로보 택시를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모습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해왔다. 웨이모가 최근 선보인 신형 로보 택시 ‘오하이(Ojai)’ 역시 둥글고 부드러운 외관을 강조했다.

이는 AI가 본격적으로 실생활 안으로 들어왔다는 뜻이다. 화면 속 챗봇일 때는 답변의 정확도와 모델 성능이 가장 중요했지만, AI가 항상 곁에 있는 개인 비서가 되고 주머니 속 기기, 집 안의 로봇, 직접 몸을 맡기는 자동차가 되면서 사람이 기술을 얼마나 편안하게 받아들이느냐 자체가 제품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귀여운 외형과 의인화한 캐릭터가 새로운 AI 사용자 경험(UX)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이 AI에 대한 이용자의 경계심까지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귀여운 것에는 공포를 느끼기 어렵고, 친근한 대상은 더 쉽게 신뢰하게 된다”며, AI가 실제로는 이메일·일정·구매 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이용자를 대신해 예약·결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데도 캐릭터화된 외형 때문에 그 권한과 위험성을 실제보다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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