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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라 불린 81년생 보우소나루…1위로 브라질 대선 결선행

요약
  •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 가문의 후광과 부드러운 친화력을 무기로 후계자가 된 그는 좌파의 거두인 룰라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게 되었다.
  • 그러나 뚜렷한 입법 성과가 없고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극복하고 독자적인 비전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장자…부드러움과 친화력이 강점
21세에 정치 입문…형제들, 계모와 경쟁하며 대선후보까지 올라
자신만의 '한방'은 부족…남은 기간 비전 제시해야 할 듯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981년에 얻은 아들을 늘 "1번"이라 불렀다. 자식을 출생 순서에 따라 번호를 매겨 부르던 군대 전통에 따른 호칭이었다. 천생 군인이었던 자이르는 쿠데타 혐의로 옥고를 치르던 올해 중순, 후계자를 낙점했다. 우파 진영에서 인기 있는 자기 부인 미셸도, 자기를 더 닮은 카리스마 넘치는 아들들도 아니었다. 네 아들 중에 카리스마가 가장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나이가 가장 많았던 1번, 플라비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정치 명문가 '보우소나루' 가문의 장자다. 그는 아버지의 숙적이자 브라질 좌파의 거두인 룰라 대통령과 오는 25일 결선 투표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결선에 진출한 룰라와 보우소나루 
[AFP=연합뉴스] 결선에 진출한 룰라와 보우소나루
[AFP=연합뉴스]


가문의 후광을 업은 그는 법대생이던 21세에 리우데자네이루주(州)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후 16년간 주의회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다.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대통령 임기 2019∼2023년)의 인기가 치솟던 2018년에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430만표 이상을 쓸어 담으며 리우데자네이루주 선거 역사상 최다 득표로 상원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상원의원 7년 동안 법안 62개를 발의했으나 이 가운데 정식 법률로 제정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정계에 몸담았음에도 뚜렷한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아버지 그늘에 기댄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후계 구도에서 앞서 나간 것은 아니었다. 계모인 미셸은 탁월한 정치적 감각과 높은 대중적 지지로 우파의 기대주로 떠올랐고, 동생 에두아르두는 부친을 쏙 빼닮는 강단 있는 성격 덕택에 주목받았다. 특히 에두아르두는 형보다도 먼저 전국구인 연방의회(하원)에서 활동하며 일찌감치 플라비우를 앞서나갔다. 그러나 에두아르두는 부친의 쿠데타 미수 재판에 개입하려다 대법원 유죄 선고를 받고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미셸은 여자라는 한계 탓에, 결국 플라비우가 후계자로 낙점됐다. 자이르는 네 아들을 본 뒤 딸이 태어나자 '나이 들어 힘이 빠져 딸이 태어났다'고 농담할 정도로 남성 선호가 뚜렷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AFP=연합뉴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AFP=연합뉴스]


가문에서의 치열한 경쟁 끝에 후계자 지위를 차지한 플라비우의 가장 큰 무기는 부드러움과 유연성이다. 강경 성향의 부친과는 달리 유연해 부친보다 협상력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의 마우리시우 산토루 정치학 교수는 "플라비우는 가족 중 가장 교양 있고 대인 관계가 부드러운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외국 대사들조차 플라비우를 통해 접근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검증된 실체가 없다'는 약점은 그가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다.

독일 주간 슈테른은 아메리카 대륙의 우파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출발해 기득권을 격파한 것과 달리, 플라비우는 "기득권의 화신"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자이르의 아들이기에 상원의원이 될 수 있었으며, 정치적으로 성씨 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밑바닥부터 올라와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룰라 대통령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선 투표까지 남은 기간은 정확히 3주. 각종 여론 조사 추이를 보면 룰라와의 승부는 박빙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남은 기간 부친의 '후광'을 넘어 자신만의 독자적인 비전과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보우소나루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보우소나루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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