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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백악관 권력까지 흔든다

요약
  •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워싱턴 정가가 요동치고 있으며,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2년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 성적표이자 권력 재분배의 계기가 된다.
  • 역사적으로 중간선거는 집권당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와 권력 견제 심리가 작용해 대통령의 남은 임기 정책 추진력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최경식 기자의 히스토리 27] 미 중간선거 역사와 강력한 힘기자말

역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히스토리텔러'입니다. 국내와 해외의 주요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9월 22일 화요일,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간 중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및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함께 안보 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AP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워싱턴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가운데 일부가 새로 결정된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집권 2년의 국정운영을 평가받는 사실상의 '중간 성적표'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유지할지, 민주당이 주도권을 되찾을지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2년의 정책 추진력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를 자신의 선거처럼 다루고 있다. 경제와 물가, 관세, 이민, 대외정책과 전쟁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유세에 직접 나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지난 2년 간의 트럼프 행정부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이번 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을 뽑지 않는데 대통령을 심판한다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4년의 중간인 해에 실시되는 의회 선거다.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이어서 전원이 선거를 치르고, 상원의원은 6년 임기에 따라 약 3분의 1이 교체된다. 중간선거라는 제도가 대통령을 직접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미국 헌법이 대통령과 의원들의 임기를 서로 다르게 설정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간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치적 장치가 됐다. 대통령 선거가 '누가 백악관에 들어갈 것인가'를 결정한다면, 중간선거는 '대통령에게 의회까지 맡길 것인가'를 묻는다. 대통령과 같은 정당에 의회 다수당을 맡길 수도 있고, 반대로 야당에 의회 권력을 넘겨 대통령을 견제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미국 헌법의 핵심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선거를 통해 작동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중간고사'이자 '권력의 재분배'다.

대통령 흔드는 중간선거 역사

중간선거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1918년에 발생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당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전후 세계질서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국제연맹 창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1918년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힘을 키웠다.

특히 상원 외교위원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윌슨의 외교정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윌슨이 심혈을 기울인 베르사유 조약과 국제연맹 가입 문제는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통령이 국제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의회의 동의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다.

1958년 중간선거도 집권당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어떻게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반이었던 당시 미국은 경기침체를 겪고 있었다. 소련과의 냉전 경쟁도 계속됐다. 중간선거 결과,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의석을 크게 늘리고 상원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당시 선거는 민주당의 대승으로 평가됐다.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임기 후반 의회와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현대 미국 정치에서 중간선거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1994년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 2년 뒤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은 '미국과의 계약'을 앞세워 민주당에 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공화당은 40년 만에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고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됐다.

뉴트 깅리치가 하원의장에 오르면서 클린턴 행정부와 의회의 대립은 격화됐다. 예산과 복지, 정부 규모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고, 결국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까지 발생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2년 뒤 의회 권력을 잃으면서 국정운영 방식 자체가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2010년 중간선거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2008년 대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불과 2년 만에 하원에서 대규모 의석을 잃었다. 야당인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 됐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예산과 재정, 건강보험 등을 놓고 공화당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했다.

트럼프 1기 역시 비슷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의석을 늘렸지만 하원 주도권을 잃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강한 제동이 걸렸다. 특히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각종 조사와 탄핵 절차를 주도했다. 중간선거가 대통령 임기 후반의 정치적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고전하나

미국 정치에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현상이 오랫동안 반복됐다. 이를 단순히 대통령의 인기 하락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선거제도와 유권자의 투표 행태, 대통령 임기 초반의 정치적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중간평가 효과'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새 행정부의 정책 성과로 이동한다. 취임 첫 2년 동안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복지·외교·이민 정책 등이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평가 대상이 된다. 특히 경제와 물가는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왔다. 대통령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요인까지도 유권자들이 백악관과 집권당의 책임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권력 견제 심리'도 작용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한 정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면 강력한 정책 추진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2년 뒤에는 해당 심리에 따라 의회 권력을 야당에 넘겨 백악관 견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선거를 통해 야당을 키움으로써 권력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투표율의 차이'도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통령 선거는 미국 정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지만, 중간선거는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다.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던 (대통령에 우호적인) 중도층이나 정치적 관심이 낮은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에서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통령에 대한 강한 지지층이나 반대층은 중간선거에서도 적극적으로 투표한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유권자들의 결집력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의 선거 결과를 보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세력이 중간선거를 통해 더 많이 결집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최경식 기자의 브런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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