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사우디 지원 예멘 정부, 후티 반군에 전면전 선포…중동 정세 격화(종합)

요약
  •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가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대규모 전면전을 선포하며 중동 정세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
  • 미국도 사우디 내 지휘센터에 분석관을 배치하는 등 간접 지원에 나선 가운데, 후티 반군은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200명 넘는 미군 정보·군사 분석관 사우디서 표적 분석·선정 지원
사우디 "예멘 정부군에 전면적 작전 지원"…후티, 사우디 석유시설 보복 공격 경고
4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10.04 ⓒ 로이터=뉴스1 4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10.0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가 친(親) 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중동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멘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리면서 미국까지 역내 분쟁에 더 깊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예멘 정부가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섰으며, 사우디 정부가 예멘 내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내 지휘센터에 200명 이상의 미국 정보·군사 분석관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직 및 전직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들 분석관은 사우디 정부가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표적을 분석하고 선정하는 업무를 돕고 있다. 미국은 또 사우디 전투기의 방어적 공중 순찰을 위해 공중급유를 지원하고 있다.

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정부 수반은 이날 TV 연설에서 예멘 정부군이 지난 12년간 후티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 사우디 주도 예멘 군사연합군 대변인인 투르키 알말리키 소장은 사우디가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예멘 정부군에 후티를 "제거"할 때까지 "전면적인 작전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후티 정치지도자 모하메드 알부카이티는 사우디가 예멘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은 예멘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권적 의사결정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예멘 정부가 사우디의 지원을 받아 후티와 전쟁을 벌이는 두 번째 시도다. 2015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에 개입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폭력과 기아, 질병 등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했고 후티를 패퇴시키는 데도 실패했다.

최근 수주간 교전이 재개되면서 예멘의 인도주의적 위기도 더욱 악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이후 8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세계식량계획(WFP)은 15만명 이상이 피란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공장의 모습. 2026.10.04 ⓒ 로이터=뉴스1 4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공장의 모습. 2026.10.04 ⓒ 로이터=뉴스1

이번에도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의 지상작전을 조율하기 위해 군사 고문단을 예멘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일부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가 요청한 예멘 내 후티 장악 지역에 대한 미군의 직접 공습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측은 사우디가 예멘을 공격할 경우 사우디의 석유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예멘 정부와 후티의 교전은 최근 수주간 격화됐다. 후티가 홍해 연안을 장악하면서 해상 운송로와 에너지 시장에 대한 압박도 커졌다. 후티와 사우디 역시 서로 직접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알알리미 수반은 군사작전이 "국가가 해방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후티 측 역시 사우디를 상대로 "고통스러운 추가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예멘 내전은 2014년 후티가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정부를 축출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사우디 주도 군사연합군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했지만 후티를 물리치는 데 실패했고, 후티는 예멘 북부에 사실상의 통치체제를 구축했다.

2022년 휴전으로 불안정한 평화가 유지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충돌이 격화됐다.

최근 교전은 지난 7월 후티가 사우디의 사나 공항 공습을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후티는 이에 대응해 사우디 내부를 겨냥한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또 이란 전쟁 당시 사우디의 원유 수출을 위한 주요 대체 항로였던 홍해에서 사우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선언했다.

후티는 전투 재개 이후 상당한 군사적 성과를 거두며 홍해 남부의 주요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까지 세력을 확대했다.

후티는 4일 예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타이즈를 포위하기 위한 움직임도 강화했다. 예멘 정부 측 관계자 2명에 따르면 후티는 이날 타이즈 남쪽의 정부군 장악 도시 알투르바를 점령했다. 이곳은 타이즈와 예멘 정부의 임시 수도인 아덴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위치해 있다.

알투르바를 장악하면서 후티는 핵심 보급로를 확보했고 타이즈는 점점 고립될 가능성이 커졌다. 타이즈는 후티가 장악한 예멘 북부와 정부군이 통제하는 남부, 홍해 연안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후티는 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해 화재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NYT가 확인한 영상에는 리야드에 있는 아람코 소유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알말리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은 후티의 리야드 공격 주장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며 부인했다. 후티 측 매체는 사우디가 예멘 수도 사나를 다시 공격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우디 당국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