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프랑스 릴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학생이 “우리는 BAC(고교 졸업장)를 원한다, BAC(범죄 예방 부대)는 원하지 않는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AP 뉴시스지난달 17일부터 발발한 프랑스의 대규모 학생 시위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5일 수도 파리 일대에서만 최대 500개 고등학교가 전면 또는 부분 휴교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6일 학생들은 물론 교원 노조까지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자 프랑스 당국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시위로 인한 사상자 발생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 북부 도시 랑스에서는 경찰이 사용하는 섬광 수류탄을 만졌던 15세 학생이 이 수류탄의 폭발로 한 손을 잃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로 5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체포된 사람 중 85%는 미성년자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쓰레기통을 불태우고 있다. AP 뉴시스에두아르 제프레 프랑스 교육장관은 4일 “(6일 시위를 앞두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여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약 400~500개 고등학교의 수업이 전면 또는 부분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레 장관은 현재까지 24개 학교가 불에 타거나 약탈당했고 최소 78명의 교직원이 부상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특히 그는 “극좌 성향의 활동가들이 시위에 침투해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직원, 학생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파리 남동부의 외곽 도시 크레테유의 앙투안드생텍쥐페리 고등학교에서 처음 발발했다. 시위대는 만성적인 교사 부족, 과밀 학급, 노후한 학교 시설 등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인력 및 예산을 확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학생들이 시위하는 가운데 경찰들이 불길 앞에 서서 학생들과 마주하고 있다. AP 뉴시스그 과정에서 일부 경찰은 최루탄, 곤봉 등을 사용해 학생들을 해산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프랑스 지부 또한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과도한 폭력 사용을 우려했다.
이번 시위가 내년 4월과 5월에 각각 치러질 대선 1차 투표 및 결선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영국 BBC는 젊은 층의 시위가 집권 세력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1968년 5월 시위와 현 시위를 비교했다. 당시 파리대학 학생들이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프랑스 전역을 강타하면서 샤를 드골 전 대통령(1959~1969년 집권)이 정계에서 은퇴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선에서 중도우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 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1일 프랑스 릴에서 고등학생들이 시위하는 가운데 경찰들이 불길 앞에 서 있다. AP 뉴시스반면 마크롱 정권은 시위대 배후에 극좌 성향의 ‘불복하는프랑스(LFI)’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지난달 말 LFI 소속 발리 바가요코 생드니 시장은 불타는 쓰레기통 옆에서 춤을 추면서 “폭력은 때때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마크롱 정권은 “폭력을 정당화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 겸 대선 후보는 “정치 싸움 대신 시위대 요구에 응답하라”고 되받는 등 감정의 골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