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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곳간 차고 넘친다'… LS일렉, 밀려드는 주문에 증설 '속도전'

요약
  •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열풍으로 북미를 중심으로 전력망 수요가 급증하자 LS일렉트릭이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청주 및 부산공장 풀가동에 이어 미국 유타 공장을 기존 대비 6배 규모로 확대하는 등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북미 발주 몰리자 연간 수주 목표 6.5조 상향
청주 가동률 96% 봉착…유타 공장 6배 확대
전력망 특수에 3분기 영업익 1875억 관측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으로 전력망 수요가 쏟아지자 LS일렉트릭이 제조 역량 키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며 생산 여력의 상한선에 도달하자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발주가 집중된 미국 현지 거점을 대폭 키우며 정면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안방선 '풀가동'…바다 건넌 실탄

6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지난달 미국 중간지주회사 LS일렉트릭 아메리카스 홀딩스를 통해 현지 생산 손자회사인 LS일렉트릭 유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761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LS일렉트릭 유타 앞에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S일렉트릭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LS일렉트릭 유타 앞에서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S일렉트릭이번 출자는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 공장에 총 2500억원을 투입해 규모를 기존 대비 약 여섯 배로 늘리는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번 증설이 마무리되면 유타 법인의 연간 배전반 생산능력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단일 조립 설비 확장을 떠나 설계와 연구개발(R&D) 기능까지 함께 갖춰 북미 시장을 겨냥한 현지 완결형 복합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도 설비 확충을 단행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부산 강서구 화전산업단지에 위치한 부산사업장에 약 1008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제2생산동을 준공했다. 기존 제1생산동 대비 면적은 1.3배, 생산능력은 2.3배 늘린 5만9504㎡(약 1만8000평) 규모다. 이를 통해 부산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대폭 불어났다. 회사는 해당 증설을 발판 삼아 부산사업장에서만 올해 단독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가 안팎으로 공장 증설에 나선 배경에는 밀려드는 수주에 생산 여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 꼽힌다. LS일렉트릭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저압과 고압 배전기기를 생산하는 충북 청주 1사업장의 가동률은 96.4%에 달한다. 통상 제조업계에서 가동률 80% 안팎을 안정적인 정상 수준으로 보고 90% 이상을 완전 가동 상태로 분류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쉴 틈 없이 라인을 돌리는 풀가동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 북미를 중심으로 발주가 급격히 불어난 결과다. 수명 연한에 도달한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맞물리면서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7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이 넘는 일감을 신규로 채우자 회사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기존 4조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60% 이상 대폭 올려 잡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북미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일감을 수주하며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8000억원을 반기 만에 앞질렀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유타 투자는 북미 시장 내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강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배전반 생산 능력 확대로 추가 매출을 확보하고 빅테크가 이끄는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 시장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쥐겠다"고 말했다.

초고압보다 빠른 배전의 시간

구자균(가운데) LS일렉트릭 회장이 청주사업장을 방문해 배전반 제품을 살펴 보고 있다./사진=LS일렉트릭 구자균(가운데) LS일렉트릭 회장이 청주사업장을 방문해 배전반 제품을 살펴 보고 있다./사진=LS일렉트릭현지 거점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3분기 실적 눈높이도 크게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S일렉트릭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87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1008억원과 견줘 86% 급증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마진율이 높은 북미 수출 물량 확대와 더불어 데이터센터에 투입하는 배전 솔루션의 빠른 매출 전환이 실적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배전 솔루션은 발전소나 변전소를 거쳐 들어온 고압의 전력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내부 서버나 전자 장비가 안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안전하게 변환하고 배분하는 전력 시스템 전반을 일컫는다.

특히 배전 설비는 초고압 변압기와 견줘 납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뚜렷한 강점을 지닌다. 송전망에 투입하는 초고압 변압기는 제품 주문 뒤 현장 납품까지 3년에서 4년 이상 걸리는 반면 데이터센터 건물 내부 전력망을 책임지는 배전반과 배전기기는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안팎이면 공급할 수 있다. 초고압 변압기가 장기 수주 곳간을 채우며 실적의 든든한 하방을 받치는 기반이라면 배전 시스템은 건축 막바지에 투입하는 특성상 주문 뒤 실적으로 회수하는 속도가 빨라 단기 실적 개선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미국 유타 공장 증설 뿐 아니라 주력 제품군인 배전용 전력기기와 함께 부산공장 라인 확대 등으로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도 동시에 키우고 있다"며 "기존 포트폴리오가 배전에 집중돼 있어 초고압변압기 발주 증가 흐름에 다소 뒤처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줄여주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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