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누군가는 결정했겠죠"…국감서도 사라진 단일 레버리지 책임

요약
  • 제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과정의 책임 소재를 규명할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 급격한 주가 변동으로 투자자 손실이 커지며 제도 도입의 경위와 결정 주체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명확한 진상 규명은 난항을 겪게 됐다.
김용범 등 핵심 인사 증인 채택 불발
정책 도입 결정 과정 검증도 '난망'
이날 시작되는 제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과 관련한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시작되는 제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과 관련한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데일리안 = 김하랑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을 둘러싼 책임 소재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통령까지 "누군가는 결정했겠죠"라며 구체적인 결정 주체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정책 도입 과정과 책임 소재가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시작되는 제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과 관련한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비롯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월 대통령실 주재 비공개 간담회 이후 제도 도입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만큼 당시 논의 과정과 최초 제안자, 최종 결정 주체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김 전 실장 등의 증인 채택에 반대하면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누구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최종적으로 누가 도입을 결정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국감에서도 명확히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최대 두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해외에서는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로 출시가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소하고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간 규제 비대칭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5월 27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상장을 허용했다.

당시 정부는 국내에서 충족되지 못했던 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다양한 상품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부작용이 드러났다.

기초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두배로 추종하는 만큼 주가가 급등락할 때 투자자의 손실 역시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1% 안팎 급락하자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만에 24% 이상 떨어졌다.

이처럼 극심한 하락에 투자자 계좌에도 파란불이 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8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NH투자·삼성·메리츠·신한투자·대신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 실적이 있는 개인위탁매매계좌의 평균수익률은 8개사 모두 일반 개인위탁매매계좌보다 낮았다.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메리츠·미래에셋·키움증권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 개인계좌 평균수익률은 -42.95%로 집계됐다.

금융당국도 당초 제도 도입 당시부터 지렛대 효과와 음의 복리효과로 일반 ETF보다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금융당국은 출시 두달도 되지 않아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관계기관은 지난 7월 시장 상황을 점검한 뒤 기본예탁금 상향과 등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당국 수장도 제도 도입 이후 부작용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도입 당시 준비가 다소 급하게 이뤄졌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을 직접 운용하는 업계에서도 경고가 나왔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지난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이라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멈추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제도 시행 이후 당국과 업계에서 잇따라 부작용을 인정하고 보완책까지 내놓았지만 정작 '누가 왜 도입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1월 대통령실 주재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 유관기관들이 당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정책 결정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국감이 제도 도입의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할 사실상 첫 공개 검증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불발되면서 정작 책임 소재를 가리는 논의는 빠진 채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공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과 보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당국과 업계 모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제도가 도입됐고 당시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인데, 관련 인사들이 국감에 나오지 않는다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