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개전 하루 만에 피격…미군 6명 사망·수십명 부상
공격 뒤 의료 대응도 도마…미 육군 조사 결과는 비공개
7월 18일 미군 공습으로 이란 남부의 교량이 폭파돼 두 동강난 모습을 한 남성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EPA/연합뉴스[데일리안 = 정인균 기자] 미군 지휘부가 이란의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는 내부 경고를 받고도 쿠웨이트의 항구에 병력을 배치했다가 6명이 숨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군의 이란전 개전 이후 가장 많은 미군 사망자를 낸 공격을 두고 지휘부의 사전 대비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이란군 드론이 쿠웨이트 슈아이바항의 미군 임시 작전본부를 타격해 미군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에픽 퓨리 작전’을 시작한 지 하루 만이었다.
AP가 당시 현장에 있었거나 고위급 보고 내용을 아는 군인 13명을 취재한 결과 미군 내부에서는 공격 전부터 슈아이바항의 취약성을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랐다. 특히 장교들은 이 항구에 드론을 막을 충분한 방공망이 없다며 병력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휘부에 보고했다.
전쟁 직전 정보 장교들도 지휘부에 슈아이바항 배치를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미 정보당국이 확보한 이란의 사전 공격 목표 목록에 슈아이바항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공격 가능성이 높은 2차 표적으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지휘부는 기존 계획을 바꾸지 않고 약 75명의 병력을 항구에 보내 임시 물류본부를 설치했다.
당시 쿠웨이트의 주요 미군기지는 방공망을 강화한 상태였지만 슈아이바항 인근의 방공 지원은 패트리엇 체계에 의존했다. 패트리엇은 저공으로 날아오는 이란 드론을 상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공격 이후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장에는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대비한 종합적인 의료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부 장병은 휴대전화로 직접 주변 병원을 검색해야 했고, 중상을 입은 병사들이 독일로 후송된 뒤에도 입원 대신 막사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부상자들이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미 육군은 지난 6월 자체 조사를 마쳤지만 아직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육군과 국방부는 유족에게 조사 결과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며 AP의 구체적인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숨진 장병의 유족과 생존자들은 지휘부가 위험성을 알고도 배치를 강행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